“지금 힘들다면 망설이지 말고 요청하라”

지난 2월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특별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등 조처들이 취해지고 있는 한편, 주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있다.

‘요청의 힘’의 저자 김찬배씨는 “‘요청’이야말로 문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 힘으로 해결이 안 될 때가 있는데 요청을 하면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풀린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많이 요청할수록 많이 얻는다’는 사실을 풍부한 예화를 들어 설명한다. 덴마크 국왕에게 편지를 써서 도움을 받아 꿈꾸던 유학길에 오르고 새마을운동의 선구자가 된 류태영 박사, 아버지의 요청을 계기로 세계적인 연주자로 성장한 첼리스트 장한나, 이렇다 할 스펙 하나 없이 최고경영자(CEO)를 찾아가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 등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요청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절감하게 된다.

저자는 요청하기 전 터득해야 할 기술을 제시한다. ‘그냥 요청하기’만으로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그는 요청을 하기 전 ‘두려움’과 ‘자존심’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특히 ‘알아서 도움을 주겠지’라고 막연히 기대해선 안 된다고 당부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요청법은 열정을 다해, 진정성을 가지고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성이 있으면 열정적으로 요청할 수 있고, 열정적으로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아무에게나 요청해서도 안 된다. 요청할 만한 사람, 즉 통찰력이 있고 해당 분야의 고수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내공과 성공 노하우가 있다. 건국대 부총장을 지낸 류태영 박사는 덴마크 국왕에게 “농업을 배우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써서 꿈에 그리던 유학길에 오르게 됐다. 국왕은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초청장을 보내왔다.

상대가 들어줄 만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명분이 훌륭하고 좋다고 해도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고 환경을 제대로 조성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하게 요청하는 것도 요청의 기술 중 하나다. 기껏 요청했는데 상대방이 잘못 알아들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애매하고 불분명하게 요청하면 결과 또한 애매하고 불분명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일찍 와주세요’라는 애매한 말보다 ‘저녁 7시까지 와주세요’와 같이 시간과 장소, 원하는 것, 양 등을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령형 대신 권유형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요청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여기서 더 나아가 먼저 주면서 요청하고, 도움을 받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명 ‘후속 행동’이다. 

저자는 “도움을 준 사람이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저자의 권유대로 지금 당장 작은 요청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가족, 상사, 후배, 친구, 이웃에게 요청을 시도해보자. ‘남이 시켜주는 성공’의 의미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