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식에서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한국이 세계 건축선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여성신문
7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식에서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한국이 세계 건축선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여성신문

‘베니스 황금사자상’

세계 최대 건축 축제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이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7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담은 전시 ‘한반도 오감도’로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프란체스코 반다린 심사위원장은 “격동적인 정치 상황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건축지식의 총체를 보여줬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근대성의 흡수: 1914~2014’라는 공통 주제에 맞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분단된 대한민국을 조망해 ‘분단’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남북 건축물의 변천 과정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큐레이터로 참여한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한반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교류 없이 독자적인 도시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념이 도시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준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관 전시를 이끈 조민석 커미셔너는 전시 기획단계서부터 남북 공동 전시를 추진했다. 여러 차례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공동 전시는 좌절됐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북한에 접근이 쉬운 외국인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실제 한국관 참여 작가 29개 팀 중 15개 팀이 외국 국적의 작가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공동 큐레이터인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과 건축 분야의 교류가 거의 없어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북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외국인들의 연구와 자료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조 커미셔너는 “한국은 끊임없이 앞을 내다보고 있고 전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전시는 시의적절하고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 “언젠가 남북의 국기 두 개를 걸어놓고 어떤 극적인 요소 없이 그냥 좋은 건축전시를 열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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