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직 상실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압력을 받아온 잉락 친나왓(47) 태국 총리가 7일 총리직을 상실했다. 이로써 잉락 총리는 취임 1001일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태국 헌법재판소는 잉락 총리가 과거 인사 결정에서 직권 남용이 인정된다며 재판관 9명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해 총리직 사임을 결정했다. 또 헌재는 당시 인사 결정을 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장관 9명도 함께 사퇴할 것을 명령했다.

헌재는 “총리와 총리 가족의 정치 권력을 강화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었으며 이는 헌법에 반한다”고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잉락 총리는 지난 2011년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타윈 플리안스리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위원장을 경질시킨 뒤 경찰청장을 국가안보위원장에 앉히고 탁신 전 총리의 처남을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잉락 총리는 부패와 권력 남용 혐의로 실각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이다. 2011년 7월 총선에서 정계 입문 두 달 반만에 푸어 타이당의 총리 후보로 출마해 태국의 첫 여성 총리가 됐다.

지난 반년 동안 태국 집권당은 반정부 시위가 격해져 몸살을 알아왔다. 태국 정부는 2013년 말 탁신 전 총리의 귀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포괄적 사면을 추진하다 반 탁신 세력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올 1월 반정부 세력을 누르기 위해 정부가 조기 총선을 시도하자 수도방콕을 중심으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셧다운 시위’가 벌어졌고, 60일간 비상사태 선언을 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레드셔츠' 등 여당 지지세력은 다음주에 헌재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공언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 2월 총선 무효 결정으로 재선거를 앞두고 있어 태국 정부의 혼란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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