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이 장수한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은퇴 후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봉사·취미·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노인도 있지만 무기력하게 인생 후반부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이런 가운데 KDB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연대은행에서 특강 ‘시니어 후반 생 길찾기’ 특강을 열었다.

연사로 나선 한경혜 서울대 교수는 “100세 시대로 가는 오늘날, 노인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져 행복한 노년을 즐길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외 다양한 노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11년 한경혜 교수가 참여한 ‘노년들의 삶에 대한 염려’ 조사에 따르면 25.9%에 달하는 노인이 ‘은퇴 후에도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삶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의료비(5.4%), 장기간병비(18%), 경제적 준비 부족(16.3%) 등 물질적 이유로 고민을 하는 노인도 상당해 눈길을 끈다.

“한 외국학자 연구에 따르면 일하는 노인이 장수한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63.9%가 일자리를 희망하는데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소비를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노인의 소득은 곧바로 소비에도 영향을 주므로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에서 간과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한경혜 교수는 제2의 인생을 부부가 함께 설계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족 생애 주기에서 자녀의 독립부터 배우자 한 명의 사망까지의 기간을 ‘빈둥우리기’라고 하는데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20년 가까이 이 시기를 지나게 된다. 

“지난 십수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빈둥우리기’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요. 애들 결혼 시키고 부부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하는 기간이 길어진 거죠. 행복한 노후의 필수 조건인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부부단위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날 강연에는 사회적기업 에코11의 변동훈 이사와 종이게임개발업체 비전웍스 김이안 대표가 각각 웃는텃밭지도사와 기능성게임지도사 등 노년 맞춤 일자리를 소개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강에 참석한 정용현씨는 “작년 11월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데 오늘 강연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기업문화에만 익숙한 퇴직자들이 봉사활동 등 사회 참여에 익숙지 않은데,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김선숙씨는 “창업, 취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기대 이상으로 얻었다”면서 “노인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를 알게 유익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는 KDB나눔재단이 후원하고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노인교육과정이다. 32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교육생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참여활동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참가비는 무료. 문의 02-2280-33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