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인양까진 적어도 한 달 이상 걸릴 것”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인양이 세계 해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세월호(6825t)의 길이는 146m로 50층짜리 건물이 옆으로 누워 있는 것과 같은 데다 배에 바닷물이 들어가 더 무거워져 있다. 여러 대의 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지면 배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일본 해상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야마다 요시히코 도카이대학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레인으로 선체를 고정한 뒤 구멍을 내 선내를 조사하는 게 우선이다. 그 후 배를 잘라서 인양할지 그대로 인양할지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슷한 예가 있었다. 지난 2009년 11월 일본 미에현 앞바다에 침몰한 아리아케(7910t)호의 인양 사례에서 보듯 아리아케호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내부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등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복원력을 잃고 옆으로 쓰러져 침몰했다. 그러나 아리아케호는 세월호와 달리 탈출이 재빠르게 이뤄져 승객 7명을 포함한 29명 탑승자 전원이 헬기 등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아리아케호의 경우 구조까진 원만했지만 인양 자체는 매우 어려웠다. 인양을 맡은 업체가 배를 4등분으로 잘라 인양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을 시작했지만 2010년 3월 선수와 선체 앞부분이 5m의 강한 파도를 맞고 절단돼 깊이 20m 해저에 다시 가라앉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배의 화물과 기름이 유출돼 주변 어장에 피해를 입혔다. 결국 다시 50~100t 덩어리로 쪼개 인양했고 침몰한 지 1년이 넘은 이듬해 12월에야 인양 작업이 완료됐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양은 인명 구조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유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고도의 정치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