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성역할 옹호 발언에 여성계 비판
“여성계 과잉 반응” 주장도 이어져 논란 증폭
할리우드의 31세 배우 커스틴 던스트의 성역할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통적 성역할을 옹호하는 듯한 그의 발언이 여성계의 비판을 불러일으키자 이를 또다시 비판하며 던스트를 옹호하는 주장도 이어져 때아닌 페미니즘 논쟁이 일고 있다.
그는 새 영화 ‘1월의 두 얼굴’(Two Faces of January)의 개봉을 앞두고 가진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영국판 5월호 표지 인터뷰에서 “여성다움이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모두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야 하지만 가정에 머무르는 것, 육아나 요리 같은 일도 우리 어머니가 했던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때로는 빛나는 갑옷을 입은 자신만의 기사가 필요하다”면서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 그렇게 관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던스트의 발언은 즉각적인 비판을 불러왔다. 여성 뉴스 사이트 ‘제제벨’의 에린 글로리아 라이언은 “커스틴 던스트는 남녀 관계에서 부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커스틴 던스트가 젠더 이론을 쓰라고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젠더이론에 그렇게 ‘멍청한’(dumb)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기에 코치할 생각도 없다”는 말로 강도 높게 비꼬았다.
패션 뉴스 ‘더 글로스’는 “‘여성다움’이 평가절하 됐다는 발언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페미니즘이 전통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원하는 여성들의 선택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며 “나머지 발언은 문제 많은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패션 뉴스 ‘리파이너리29’도 던스트의 발언을 비판하며 “배우들에게 획기적인 정치사회적 발언을 기대할 이유는 없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던스트의 권리라면 이에 반대하는 것도 우리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여배우의 개인적 의견에 대한 페미니스트 진영의 과잉 반응”이라며 이들을 비판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폭스뉴스의 정치토크쇼 ‘더 파이브’의 진행자 그렉 것펠드는 “분노의 프리즘을 통해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멍청한 일”이라며 “젠더이론은 이론이라기보다 차라리 외로움을 분노로 대체하는 치료법”이라고 강하게 비꼬았다.
미디어리서치센터의 케이티 요더는 “페미니스트는 친여성적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과 결정만 지지한다”며 “친여성적 사회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관계없이 여성들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