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해 전 서점가에 ‘타이거 매니지먼트’라는 책이 등장했다. 2004년부터 고려대에 재직 중인 마틴 헴메어트(Martin Hemmert)라는 독일인 교수가 낸 책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사업 기회를 만났을 때 신속하고 과감하다고 한다. 조금만 기회에 불씨가 댕기면 공격적으로 성장과 확장을 추구하는 데 설혹 실패하더라도 재빨리 전략을 변경해 다시 나아가는 매우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 것도 한국 기업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특성은 마치 호랑이의 행동 습성을 닮았다며 ‘타이거 매니지먼트’라고 명명했다. 

새삼스럽게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거론하는 것은 이러한 특성이 비단 기업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닌 듯해서다. 자세히 보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공격적이고 과감하며 신속하고 유연하며 열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를 무대로 공연을 펼치는 가수 싸이나 김연아 같은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 그런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정도는 조금 다르지만 우리 주변 사람들을 보아도 그러한 특성은 보편적으로 나타나니 가히 국민성이 아닌가 싶다. 사실 한국 기업 특유의 경영 방식인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한국적 리더십과 직원 없이 작동할리 만무하니 한국인과 한국 기업의 특성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연결된 문제인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이 이렇게까지 발전한 것은 한국인 특유의 열정적이고 근면하며, 기회에 강한 특성에 의해 가능했다고 바꾸어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향후 한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국가경쟁력과 위상을 제고해 갈 수 있을지도 최고의 부존자원인 인재 양성에 달려 있다고 봄직하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경쟁력 있는 한국적 인재 양성의 길이 닫힌 것 같지 않고,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시들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전 세계 어느 나라가 한국 부모들만큼 자식 교육에 극성이겠는가? 게다가 우리는 그저 열정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시대 변화를 읽어 기민하게 대처하는 능력 또한 뛰어난 학부모들이 많다. 세계 각국의 최고 명문 인재 양성소는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인 유학생으로 넘친다고 하지 않는가. 

다만 불행히도 다양한 사회적 지표에 비춰볼 때 한국 교육은 지나친 경쟁심 유발로 인해 개개인의 심리적 복지가 상당히 취약한 약점이 있다. 그러니 이제는 경쟁과 성공에 대한 과도한 열망이 지닌 부작용을 어떻게 중화할 것인가, 혹은 성과를 내는 인재에 못지않게 행복한 인간을 키워내는 일을 질문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인재 양성의 첫걸음인 보육부터 균형 잡힌 인격의 성장을 촉진하는 일은 이 같은 이유로 매우 중요하다. 학부모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의해 영유아 어린이들까지 각종 과외를 시키는 현실에서 그런 열정이 갖는 경쟁력도 여전히 소중하지만 다른 한편, 그게 다가 아니라는 성찰 또한 절실하게 요청된다. 

안타깝게도 보육정책 하면 늘 지원 대상의 획정과 예산 규모, 보육시설 운영자에 대한 관리와 감독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많이 치우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어린이집과 가정에서 아이를 훈육하는 그 일의 내용과 철학도 따져볼 때가 됐다. 아동을 돌보는 1차적 책임자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는 물론이고 학부모들이 함께 나서서 아이의 균형 잡힌 인성 발달을 고민하고 챙겨할 때인 것이다.

아이가 늦되면 좀 기다려주는 인내심, 다른 아이와 차이 나는 점은 장점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 혹은 뛰어난 인재가 아닌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 이런 모든 것이 ‘타이거 매니지먼트’로 통하는 한국식 성공 신화의 지속에 매우 긴요한 과제로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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