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이 달라지고 있다. 프로야구는 2012년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남성들이 야구 관람객의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가족과 연인들이 나들이 장소로 야구장을 찾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각 구단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리며, 다양해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변화 앞장서는 SK 문학경기장… 국내 최초 잔디구장 조성
변화의 선두주자는 단연 SK 인천 문학경기장이다. 문학경기장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외야에 10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잔디 구장을 조성하고, 바비큐존을 설치해 삼겹살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했다. 가족 단위 또는 친구들끼리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의 비중을 늘리며 4년 넘게 조기 매진되는 인기 공간으로 정착했다.
지난해엔 4~6인 규모의 관람객이 TV와 냉난방기, 냉장고, 탁자 등이 마련된 공간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미니스카이박스’를 설치했다. 스카이박스는 문학구장을 시작으로 대전구장과 마산구장, 광주구장이 잇따라 도입했다.
NC마산구장, 원정 경기 때 캠핑 장소로 활용… 6인 스탠딩석 도입
지난해 8월 NC다이노스 창원 마산구장은 가족들의 캠핑 장소로 탈바꿈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가 벌어질 때 텐트를 설치하고 전광판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한 것. 마산구장은 또 국내 최초 나무로 된 스탠딩석을 마련해 최대 6명이 함께 앉아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자이언츠 부산 사직구장에도 4명이 함께 앉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프리미엄 테이블석과 커플석을 마련해 가족 및 연인 단위 관람객을 배려했다. 한화 대전구장도 덕아웃 내 감독석 바로 위에 VIP 커플석을 설치했다.
기아 광주구장, 올해 60억원 들여 키즈카페, 여성 전용 라운지 조성 계획
994억원을 들여 만든 기아 타이거즈의 새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부족한 화장실을 확충하고 외야 잔디석과 모래놀이 공간, 가족 테이블석, 커플석 등을 마련해 가족 단위 및 여성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내야석 양쪽 구석에는 바비큐석을 설치했다. 구단은 또 올해 60억원을 추가 투입해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카페, 여성 전용 라운지, 수유실과 놀이방 등 인프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