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피 핸드백 전문 브랜드 ‘우노치안또’ 만드는 정환희 GIC 대표
“글로벌 시장 목표로 오래가는 브랜드로 키울 것”
홍보 없이도 ‘우노’에 반한 고객들 외국서도 찾아와
“특수 피혁(특피)으로 만드는 우노치안또는 합리적인 가격에 가죽의 질과 디자인 등 품질 면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번 찾은 손님은 꼭 단골이 되세요.”
서울 송파구 GIC 본점에서 만난 정환희(51) GIC 대표는 대표 브랜드인 ‘우노치안또’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명품 시장의 매출 규모는 6조원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고가 핸드백 시장의 90%는 외국 브랜드가 잠식한 시장 상황에서 토종 브랜드로 10년 넘게 꿋꿋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최근 특피 핸드백 시장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브랜드보다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악어, 타조 등 특피 핸드백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 최근 신세계백화점의 핸드백 장르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11년 23.5%에서 지난해 2.8%로 크게 둔화된 반면, 특피 핸드백은 같은 기간 27.2%에서 101.6%로 급격히 늘었다. 이런 추세에 우노치안또에 대한 입소문도 커지고 있다.
“따로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지 패션 잡지에서 우노치안또를 소개하고 싶다고 찾아오셨더군요. 그렇게 3월 한 패션 잡지에 파이톤(뱀피) 백이 소개됐는데, 이후 전화 문의가 쇄도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껴져요.”
우노치안또는 이탈리아어로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 드는 백’이라는 뜻의 ‘우노스키안또’가 변형된 말이다. 가장 많이 상대하는 일본 바이어들이 우노치안또라고 부르면서 자연스레 이름이 굳어졌다. 우노치안또 가방은 가죽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지는데 평균 150만~600만원 수준이다. 가방 디자인부터 회사 경영과 영업 등 브랜드 전반을 정 대표가 관리한다. 디자인을 한 번도 공부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전적으로 고객의 의견과 취향을 반영하면서 디자인 전문가가 됐다고 말했다.
“가방을 보면 손잡이 부분의 이음새와 가방 안쪽의 주머니까지 부족한 점부터 눈에 들어와요, 그래서 공장에 이것저것 세심하게 요구하죠. 고객들의 취향도 반영하고요. 사실 이런 것은 전문가에게 맡겨도 되지만 성격상 제가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원하는 것이 최고의 제품이니까요.”
그는 서울 송파구의 본점과 광진구에 위치한 분점 관리까지 도맡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중국어 책을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다.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인 셈이다. 사실 20년 전 고향인 김천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도 그의 가방에는 일본어 책이 가득했다.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20세 때부터 4년간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한 것. 1987년 서울관광통역학원을 통해 면세점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일본 바이어들을 상대로 직원 중 매출 1위를 하면서 인정받았지만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는 자연스레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당시 인연을 맺은 일본 바이어는 지금까지도 거래하고 있다. 40대에는 영어 공부를 위해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캐나다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는 올해 세 번째 우노치안또 직영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일명 ‘짝퉁’을 팔라는 일본 바이어도 있었고, 우노치안또 대신 기존 브랜드를 한국에서 론칭하라는 이탈리아 거래처 대표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 꿈은 우노치안또를 오래 가는 명품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에요. 당당히 해외 브랜드에 어깨를 나란히하는 우노치안또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