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운동연합 코시위스코모리제 꺾고 당선
프랑스 파리시에서 첫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여성 후보 간 맞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주인공은 사회당(PS)의 안 이달고(54) 현 파리 부시장이다.
AFP통신 등 현지 언론은 3월 30일(현지시간) 지방선거 결선투표 출구조사에서 이달고 후보가 54.5%를 얻어 또 다른 여성 후보였던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시위스코모리제 전 교통환경장관(45.5%)을 꺾고 파리시장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파리코뮌 붕괴와 함께 폐지됐던 파리시장직이 1977년 부활한 이후 여성이 시장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시장직은 대권의 지름길로도 불린다. 실제 18년간 파리 시장을 지낸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이를 디딤돌 삼아 199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이달고도 오는 2017년 프랑스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첫 여성 파리시장이 된 이달고는 스페인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2세 때 프랑스로 이주한 이민 가정 출신이다. 14세 때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후 근로 감독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1년 취임한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과 함께 13년간 시정을 이끌었다. 당시 들라노에 시장과 함께 무인 자전거 대여제도인 ‘벨리브’(Velib)를 도입하고, 센 강변에 인공 백사장을 조성하는 등 친서민 정책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이달고는 이번 선거에서도 벨리브에서 착안한 전기 오토바이 대여제 ‘스쿠트리브’(Scootlib)‘ 신설과 공공주택·유치원 확대 등 서민을 겨냥한 공약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지지자 결집에 성공했다.
앞으로 6년간 파리시를 이끌게 된 이달고는 이날 당선 연설에서 “제가 파리의 첫 여성 시장”이라며 “그것이 뜻하는 도전을 잘 알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