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파파도 함께 육아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워킹맘들은 일·육아 병행하기 정말 힘듭니다. 고관절에 무리가 와서 병원에 갔을 땐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양한 육아정책도 중요하지만, 육아가 엄마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아빠들도 함께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워킹맘 오수진씨) 

지난 3월 27일 오후 7시 서울 엄마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엄마로 살아가기’를 주제로 ‘서울시 팟캐스트 서울씨의 10분 라디오 공개방송’이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엄마’라는 공통된 이름을 가진 워킹맘·전업맘들의 고민이 쏟아져 나왔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다’ ‘밤길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아토피 있는 아이를 맡길 만한 육아기관이 많지 않다’ ‘아이를 데리고 다닐 만한 문화행사가 없다’ 등 현실적 고민이 주된 내용이었다.   

방송은 사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투표로 선정된 엄마들의 관심사 5가지 △편리한 교통 △안전 △육아·교육 △취업 △문화행사에 대한 세부 주제로 진행됐다. 사회는 마포공동체라디오 MC 변정은씨가 맡았다.

장애맘 “아이들한테 의존하지 않고 씩씩한 엄마 되고 싶어”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박영희씨는 “저상버스를 타고 다니며 외부 활동을 하고 있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휠체어를 싣고 달리는 저상버스가 많지 않아 약속 시간보다 30~40분씩 먼저 나오지만 휠체어리프트가 고장나거나 버스기사가 리프트 조작법을 모르는 경우가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서울시에 저상버스가 많이 생겨 휠체어를 타는 장애맘들이 가족한테 의존하지 않고 씩씩하게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박원순 시장은 “장애인이 편리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편리한 세상”이라며 “현재 35%인 저상버스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고3 딸을 둔 엄마 신영미씨는 “아이가 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늦게 귀가한다. 나·남편·아들이 돌아가며 딸아이 마중을 나가고 있다”며 “CCTV가 설치돼 있어도 안심이 안 돼 매일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서 ‘여성안심특별시’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행하는 △여성안심귀갓길 △홈방범서비스 △여성안심택배 △여성안심디자인마을 △여성안심택시 등 정책을 소개하며 “올해부터는 여성안심귀갓길 서비스가 서울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으니 이용해보시라”고 귀띔했다. 

어린이집 비용이 비싸 고민인 엄마 이정애씨는 “국공립 어린이집 자리가 부족해 민간 어린이집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교육 비용이 너무 비싸 고민”이라며 “어린이집 비용을 (지방)정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에는 209개의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다. 예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 계속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민간 어린이집을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지정하고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보육문제 해결을 위해 동네마다 보육반장을 위촉했다. 보육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아는 분들이기 때문에 관련 도움을 받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수진씨는 “워킹맘의 경우 평일에 일을 하기 때문에 보육반장과 연락하거나 상담을 받는 것도 힘들 수 있다”고 토로하며 “육아가 엄마들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아빠들도 함께 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성미산마을 소행주를 예로 들며 “육아 문제를 겪는 부모들이 모임을 만들어 공동육아 등을 고민하게 된다면 서울시에서는 약간의 보조금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관련해 많은 정책을 운용하고 있으니 서울시 홈페이지에 부지런히 오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력단절 여성들이 일자리 찾는 걸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해 1인기업을 만들면 된다”면서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에 아직 비어 있는 사무실이 많으니 열심히 사업 구상을 하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서울시와 아줌마닷컴이 진행하고 여성신문사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100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