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7%의 경작지로 25%의 인구를 먹여 살린다”는 말은 중국의 높은 농업 생산성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중국의 식량 자급률은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출도 많이 한다.

농업 강국 중국의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다면, 그래서 인구 대국 중국이 식량을 대량 수입하게 된다면 어떨까. 전 세계 농산물 시장은 큰 파동에 휩싸이고,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0월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중국의 겨울 밀 생산지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자 이듬해 2월 전 세계 밀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인류의 에너지 낭비로 인한 기후변화, 그리고 심각해지는 스모그 때문에 중국의 식량난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이상기상 현상이 빈발해 농업 생산량에 큰 타격을 주는 일은 이미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엔 중국 과학자들이 스모그가 농작물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 관심을 끈다. 핵전쟁이 나면 폭발로 발생한 재와 먼지가 상공을 뒤덮고 햇볕을 차단해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핵겨울’이 지속되는 것처럼 스모그가 바로 ‘핵겨울’과 같은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농업대학 허둥셴 부교수는 베이징에서 농작물에 대한 스모그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광합성이 현격히 감소됐다고 발표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보도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추와 토마토는 씨를 뿌린 후 실험실의 인공조명 아래서 묘목으로 자라는 데 20일 정도 걸리지만 베이징의 온실에서는 싹이 나는 데만 2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이는 스모그로 인해 식물이 받는 빛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미 스모그 때문에 부실해지고 병든 묘목들도 많아 농업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회사들은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값비싼 인공조명을 설치하고 성장 자극 호르몬을 사용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공룡은 거대한 먼지구름 때문에 멸종했다고 한다. 화산 폭발이나 운석 충돌 때 발생한 먼지구름이 햇볕을 차단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해양 플랑크톤과 식물의 광합성 활동이 감소하면서 먹이사슬이 깨져 동물들도 차례로 멸종됐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스모그가 일으킬 파장은 상상만 해도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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