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초선 때 '암탉 울면 나라 망한다'며 말 막아"

 

서울시장에 출마한 이혜훈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여자로 사는 게 주홍글씨와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25일 시사주간지 '시사IN' 최신호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셋째를 출산할 때 회사에서 임신한 직원을 죄인 취급했다. 임신 사실을 숨기고 회사 산행을 하다가 산통이 와서 응급실에 갔다. 직장에 전화를 하니 첫 반응이 '그러면 출산휴가 써야 돼?'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한 유명 진보 인사가 '여자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라는 발언을 했다. 일본 출장 중에 그 기사를 보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여성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치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이 된 후 첫 의총에서 발언하려고 손을 들었는데 옆자리 3선 의원이 '가만히 있어라.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했다. 국회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말이었다"고 당내 인사들의 여성의원에 대한 후진적인 태도 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자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라는 발언을 접하고 그때의 충격이 오버랩되면서 그 자리에서 여성 대통령에 관한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했다"며 "그 글을 박근혜 대통령이 인상 깊게 본 것 같다.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자기 방으로 손을 잡아끌더니 고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당내에서 '오빠(이명박 후보) 먼저'란 말이 나돌 정도였다. 능력에 상관없이 남자가 먼저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맺힌 게 너무 많았다"며 "박 후보도 그랬던 모양이다. 둘이 앉아서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때 인간적인 면, 사람 냄새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김황식-정몽준 2자 구도가 더 주목받는 데 대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하는 사람들의 구조적 한계"라며 "경선에서 여론조사 비중은 20%밖에 되지 않는데 현재 1등에 매몰된다. 과거 진보 진영에서는 경선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본선에 그 여파를 몰아가는 발상을 했다. 보수 진영은 그걸 못한다. 본선에서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겠는가? 상상력의 빈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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