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천민기 자살시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천민기 선수가 승부조작에 참여했다고 양심선언을 한 후 자살을 시도했다.
천민기는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유서입니다. 오랜만에 글쓰는데 안좋은 소식으로 찾아봬서 죄송해요”라며 자신이 승부조작에 연루됐음을 고백했다.
그는 “저 승부조작에 연루돼있어요. 물론 롤판이구"라며 "아무리 변명해봐야 자의였든 강요였든 욕만 먹을 것도 뻔하구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제 무덤이 코앞이니 털어놓으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라고 덧붙였다.
유서를 작성한 천민기는 이후 빌딩 12층에서 뛰어내려 투신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 소재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의 조만수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 사건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현재 대책 마련 팀을 구성했고 팀장을 병원에 파견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사건’으로 추정하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민기가 페이스북에 남긴 유서 전문.
유서입니다.
오랜만에 글쓰는데 안좋은 소식으로 찾아뵈서 죄송해요. 글 작성하구… 5분안에 저는 떠나구요…. 쓰게된 계기는… 가족들한테나 친구들한테 자필로 남길 정신도 없구….
가는김에 혼자 속앓이만 했던거 풀고싶어서요 ㅋㅋ. 저 승부조작에 연루되있어요 ㅎㅎ…. 물론 롤판이구…. 아무리 변명해봐야…자의였든 강요였든 욕만 먹을것도 뻔하구….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제 무덤이 코앞이니 털어놓으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떠나는 이유--
모두에게 사는 이유가 있지만 저에게는 사는 이유가 없어요. 대부분 그렇게 얘기하죠. 니가 죽으면 슬퍼할 주변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그걸 생각하고도 견디지 못할 인생이고…. 털어놓아봐야 누구도 돕지못할 일이에요.
꼭 한가지 이유만으로 떠난다고는 못하겠네요. 여러가지 말못할 이유도 있고 말할수 있는건 말못할 이유가 해결이 안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들이고…. 완~~~~~~~전 꼬여버렸습니다 ㅎㅎ….
모두에게--
승부조작 관련은 롤인벤에 올렸어요. 인벤 아이디는 AD 피미르구요. 이렇게 마지막인사 드리게 되서 죄송해요 ㅎㅎ. 다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가족들--
나 장례식에는 돈좀 들지 몰라도 죽고나면은 집에 입하나 줄어드는거 아니가 ㅎㅎ. 벌어올사람 하나 줄었다하면 좀 심한거다잉.
나없어도 행복하게 살아 별일이야 있겠어 그냥 수십년 더 정들기전에 빨리 가는건데 나한테 얘기해준대로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잊혀질거야 뭐든지 간에 가끔 내가 생각이 나도 잘 지내고 있을거니까 걱정하지말고.
나는 지금 살아서 여기 있는게 힘이 들지 죽는게 무섭고 그러지 안하다 꼭 잘지낼태니까 걱정하지말고 썩 괜찮은 인생이었어. 화이팅!
있었던 팬분들--
다른 무엇보다도 저에겐 사는게 가장 힘든 일이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은 놈이라 생각하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한심해서 죄송합니다.
친구들--
한명한명 말 남기기에는 내가 너무 힘이든다. 인자 겨우 맘잡고 떠나는데 맨정신 유지하고 버틴 것도 다 니들덕이다 고맙다.
니네는 증손주 기저귀 갈아주고나서 온나 그때되면 환영해줄게 ㅋㅋ. 다음 진 래더클럽은 사후세계다.
너--
원망안해. 미안해. 사랑해. 헤어진지 반년이 넘었는데 사랑한다. 그러면 소름돋으려나ㅋ. 나름 오래 사귀었으니까 그러려니 해ㅋ~.
약속도 못지키고. 다음생에는 꼭 멀쩡하게 태어나서 남한테 피해 안주고 착실하게 살게. 니말대로 잘 살지못해서 미안해ㅋ. 더 하고싶은 얘기는 많은데 살아서 못할거 죽을놈이 말이많다!
멍청한 짝사랑이라도 커플링은 끼고간다. 헤어지고도 서로 커플링은 꼈던거처럼ㅋ. 잘지내ㅋ 행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