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일자리 생생 토크' 개최
"여성들의 경력단절 자체를 막아야"
여성의 '좋은 일자리'에 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여성일자리 생생 토크-여성의 희망을 현실로! 좋은 일자리, 많은 일자리'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렸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3·8 세계여성의 날을 계기로 마련한 '여성일자리 생생토크'는 경력단절,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등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안정한 고용상황에 대해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회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 외 각계각층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들이 참석했다.
40대 경력단절여성 송진영씨는 "재취업을 위해 7년 동안 직업상담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이력서를 넣으면 면접까지 갔던 경우가 한번도 없다"며 "기업에서 20~30대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무리 자격을 갖춰도 재취업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달 서울형 뉴딜정책인 시민일자리설계사를 모집해 지원하려고 했지만, 공무원 가족 제외라는 조건 때문에 지원조차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2년 전 은퇴한 백영자씨는 "뚜렷한 의식 없이 노년을 맞이했지만 일했던 여성으로서 은퇴 후 집에만 있는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다행히 이전에 하던 일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얻게 돼 행복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그러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전문직종에 있던 노인들이 관련 분야에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이영희 노무사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사회 재진입만큼 중요한 것이 여성들의 경력단절 자체를 막는 것"이라면서 "여성들은 첫 직장을 가질 때부터 남성과 같은 일을 함에도 보수를 적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차별을 줄여나가야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토론회 말미 발언자들의 목소리에 일일이 답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공무원 가족이라 서울형 뉴딜정책에 지원하고 있지 못한다는 송진영씨에게 "부부 모두 일자리가 없는 경우 등 더 어려운 시민들께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는 정책적 목표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면서도 "해당 조건을 없앨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보육협동조합 ▲이주민여성 모국 여행가이드 일자리 등을 공개 제안하며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일자리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에 빈 공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많은 여성들이 그곳에 입주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 예인마당에서는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여성마을기업 마을무지개 감성마을, 협동조합 렛츠쿱, 여성창업기업 두컨셉, 디자인산책, 만지작가죽공방, 효갤러리가 참가해 다양한 체험부스를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