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홍천·양산 결혼 이주여성 살해 후 가해 남편 자살 사건 긴급 논평

 

가정폭력으로 희생된 여성들을 위한 추모 공연 . ⓒ여성신문
가정폭력으로 희생된 여성들을 위한 추모 공연 . ⓒ여성신문
베트남 이주여성 A씨는 스물한 살이던 지난 2012년 5월, 14살 연상의 한국인 남편 B씨와 결혼했다. 남편은 홀어머니와 함께 살며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A씨는 그해 9월 부푼 꿈을 안고 입국해 지난해 여름 아들을 낳았다. 언니가 이미 결혼 이주로 서울에 살고 있어 한국은 A씨에게 낯선 타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코리안 드림’은 A씨의 것이 아니었다. 지난 1월 14일 오전 7시30분 아기 분유 값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B씨가 A씨를 목 졸라 살해하는 사건이 터졌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B씨도 농약을 먹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언니네 가족이 동생을 화장한 후 유골을 들고 지난 (1월) 17일 출국했다”고 1월 26일 전했다.

비슷한 사건이 같은 달 23일 경남 양산에서도 발생했다. 베트남 이주여성인 C씨(25)를 남편 D씨(37)가 목 졸라 살해한 후 자살한 것이다. 2008년 8월 입국한 C씨는 친정어머니를 초청해 같이 지내고 있었으며 5세 된 자녀도 있었다. 사촌언니도 결혼 이주로 김해에 거주하고 있어 ‘나 홀로’ 한국에 온 다른 이주여성들과는 처지가 달랐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 1월 26일 긴급 논평을 내고 “두 여성 모두 20대 나이로 어린 자녀를 두고 있다. 낯선 땅에서 삶을 일궈온 그들의 마지막이 무참히 끝난 데 대해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 2012년 강원도 정선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살해당한 사건에 이은 이번 두 사건은 한국 사회의 모순적 국제결혼이 빚어낸 참혹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적응 잘 하고 잘 살고 있다’는 국제결혼이 겉모습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아내는 법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언어 문제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외국인 아내의 취약성을 담보로 한 불평등한 부부관계가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신자유주의적인 무한경쟁 질서가 뿌리내린 한국 사회에서 개발도상국 여성들과 결혼한 남성들은 경쟁에서 낙오된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유일하게 자신보다 약한 존재인 외국인 아내에게 극단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상실당한 권위를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적 기제가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논평에서 “결혼 이주여성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한국 사회의 근본적 모순을 되돌아봐야 한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소외를 당연시하고 있지 않은지, 권위적인 사회가 일상의 폭력을 묵인하고 있지 않은지, 남녀 불평등이 부부관계의 불평등을 가져오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국제결혼의 현재 모습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사회적 불평등을 내재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형식적인 유감의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아프고 미안하다. 늘 뒷북 치듯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해 정말로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특히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의 권고에 따라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사회권을 확립하고, 결혼 이주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결혼 이주여성이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견고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는 다문화 가족의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와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는 인종차별이 이주민에 대한 폭력임을 인지하고 차별 없는 사회가 되도록 인식 개선을 해야 한다. 국제결혼을 이미 한 가족이나 희망자들은 외국인 배우자와 평등한 가족관계를 이루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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