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벽면에 커다랗게 걸린 ‘초특가 세일’ ‘최대 50% 세일’이라는 문구를 보면 누구나 시선이 가고 흠칫 발걸음이 멈춘다. 로드숍 화장품의 세일 기간에는 누가 조종하듯이 이끌려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곤 한다. ‘로드숍 세일’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이러한 세일에 혹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카카오 플러스 친구와 문자를 통해 ‘천 명 한정 이벤트!’ ‘신년 맞이 특별 세일’과 같이 수시로 알려주는 세일 정보가 이제 낯설지가 않다.
얼마 전 한 로드숍의 세일 소식을 듣고 가게를 방문했다. 브라운 아이라이너를 사기 위해서였는데 제품을 찾을 수 없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벌써 품절이라고 했다. 세일이라면서 제품 수량을 소량만 준비해놓고 그 제품이 없으면 그냥 나가기 민망해서 다른 제품이라도 사서 나가게끔 하는 소비심리를 이용하는 로드숍 화장품 세일. 막상 ‘최대 50% 세일’이라는 문구를 보고 들어갔지만 실제로 50% 세일을 하는 제품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별로 없다. 주로 10~30% 세일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라서 허탕을 치고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동시에 로드숍이 세일하는 경우는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막막하지만 내심 기분은 좋다. 어딜 가든 세일을 하고 있어서 평소 저렴한 가격으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로드숍 화장품의 세일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 비정기적으로 세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세일 날짜를 알기 어려워, 며칠 전에 화장품을 구매한 뒤에 세일한다는 정보를 들으면 괜히 바가지 쓰고 화장품을 구매한 것 같아 기분이 찜찜해진다.
로드숍 세일은 꽤 자주 한다. 하지만 세일한다는 소식만 들으면 당장 가서 사지 않으면 다시는 없을 것만 같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고 주변 친구들도 가서 사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만 안 가면 손해 볼 것 같은 느낌에 반사적으로 화장품 가게를 찾게 된다. 그래서 사게 되는 화장품 값을 보면 실로 어마어마하다. 막상 사서 집에 오면 생각보다 불필요한 제품이 꽤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화장품이 없더라도 세일하는 틈을 타 미리미리 사용할 화장품을 사두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다 놓고 다른 세일 때 또 잊어먹고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한 경험도 종종 있다.
이제 이러한 세일 정보에 혹해서 넘어갈 경지는 지났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겠다. 필요한 제품 리스트를 작성하고 정기적으로 로드숍이 세일을 하는 신년, 신학기, 명절,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성년의날, 바캉스 시즌 등을 토대로 세일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잘 활용하는 소비자가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