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강연 “미디어아트는 정해진 틀 없어요”

국내에 ‘미디어 아트’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노소영(사진)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디지털 아트와 아날로그 아트의 차이’를 주제로 제11차 윈(WIN) 문화포럼 강연자로 나섰다.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사가 후원한 이날 포럼은 10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렸다.

노 관장은 SK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경희대에서 문화예술경영, 서울예대에서 디지털 아트 등을 가르친 미디어 아트와 예술경영 분야의 전문가다. 2000년부터 미디어 아트 전문 공간인 아트센터 나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강단에 선 그는 아직 대중에게는 낯선 장르인 디지털 아트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디지털 아트는 과학기술을 기존 예술에 접목해 다양한 예술적 표현을 구현하는 장르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대표 작가다.

노 관장은 “항상 고정된 아날로그 아트와 달리 디지털 아트는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다”며 “미디어를 통해 우리 삶이 변화해왔듯 예술도 구전 시대, 텍스트 시대를 거쳐 지금의 디지털 시대를 만나면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아트를 건물로 비유하면 직사각형 모양의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의 건물은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가 삶의 일부분이 되면서 과학기술도 예술이 되고, 예술이 캔버스라는 틀을 벗어나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예술의 경계선도 뛰어넘은 셈이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그는 처음 디지털 아트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었다. 노 관장은 “전문인에게 미술관 운영을 맡기고 싶었지만 아트센터 나비를 설립한 2000년에는 이 분야 전문가를 찾을 수 없었다”며 “어쩔 수 없이 맡아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노 관장은 다양한 작품을 예로 들며 아날로그 아트와는 다른 디지털 아트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가 꼽은 디지털 아트의 특징은 다양성, 가변성, 상호작용, 공유, 공감각, 실천성, 복제성 등이다. 이날 참석한 윈 문화포럼 회원 안미자(54)씨는 “처음 디지털 아트를 접했는데,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철학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오늘 포럼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여성문화예술인네트워크 윈(WIN)문화포럼은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이 후원한다. 매년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 문화인상’과 연계해 여성 문화예술계 전반을 아우르며 여성 문화예술의 발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