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보상보험법, 남편 연령 제한 삭제
고혈압 당뇨병 등록관리사업, 남성 참여 유도
남성과 여성이 차별 없이 정책 수혜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인 성별영향분석평가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 대한 차별도 적극 개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개최된 2012년 성별영향분석평가 포상 및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소개된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남편의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 연령 제한 폐지’와 경기도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시 남성 참여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사례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보상연금 수급 자격이 아내인 경우 연령 제한이 없었으나, 남편은 60세 이상만 가능했던 것을 남성의 연령 제한을 폐지해 차별을 개선한 경우다.
예컨대 여성 근로자가 사망 시 남편이 59세이고 자녀 없이 85세의 친정 외할머니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었다면 유족연급 수급 자격 순서인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형제·자매 순에 따라 유족연금 전액은 친정 외할머니가 받게 된다. 남성 근로자 사망 시 아내는 나이와 상관없이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남성은 60세 이상이 돼야 연금 수급이 가능했다.
이는 입법 당시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취약한 점을 감안해 여성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수급 자격으로, 남성 차별과 연령 차별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고용노동부는 “더 이상 여성 배우자만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사회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법률안 개정안을 제출, 지난해 12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경기도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사례는 30세 이상 남성의 고혈압·당뇨병 유병률이 여성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병에 대해 인지하고 치료하는 비율은 여성보다 낮은 남성들의 치료와 질병 관리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사회생활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30∼40대 남성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수요야간교실이나 주말반을 운영했다. 또 보건소 이용이 어려운 남성을 위해 병의원 출장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성인 남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고혈압·당뇨병 상담과 홍보, 인식 개선을 위한 정보도 제공한다.
지난해 3월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시행되면서 중앙과 지자체에서 분석 평가가 본격 실시되고,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늘었다. 특히 법 시행으로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정책 대상 범위가 기존 사업에서 제·개정 법령, 계획까지 전면 확대돼 성차별 정책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성별영향분석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기관으로는 경기도가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인천 부평구와 농촌진흥청이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