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한 마을기업의 돌봄 사업
‘돌봄사각’ 초등 1~3학년, ‘집밥’ 먹이며 안전하게 양육
지난 9월 30일 오후 4시. 군포옥천초교 1학년 인성(7)이는 방과 후 교실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인성이 왔구나. 어서 들어와.” 인성이를 따뜻하게 맞은 사람은 인성이 엄마가 아닌 김봉애(53)씨였다. 김씨는 지난 7~8월 두 달간 매일 인성이를 돌봐왔다. 개학 이후 요즘은 가끔씩만 아이를 봐주지만, 인성이는 김씨의 집을 제집처럼 편안히 여긴다. 김씨와 인성이는 좋은터의 ‘엄마친구네’ 서비스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문화센터에서 영어동화를 가르치던 김씨는 중학생인 아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권연순(49) 좋은터 대표의 소개로 엄마친구네 일을 시작했다.
김씨는 “남의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쉽진 않지만 이름 그대로 내 아들을 돌보듯, 친구 아들을 봐준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아이가 집에 적응하는 첫 일주일을 넘기니 하루 일과도 얘기하고, 함께 종이접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읽으며 편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영양사로 일하는 인성이 엄마 김미은(38)씨도 “방학에는 방과 후 교실이 오후 2시에 끝나는데 제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는 것보다 가정집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군포시에 문을 연 엄마친구네는 예약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지난 7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회원은 100여 명. 권 대표는 군포시에서 오랫동안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업맘과 워킹맘을 연계해 돌봄 사각지대인 초등 저학년 아동돌봄 서비스를 시작했다.
방과 후 돌봄 인프라는 아직 턱없이 빈약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는 110만 명(2008년 12월 기준)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돌보미 서비스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초등 1~3학년은 돌봄 사각지대다.
좋은터는 엄마친구네를 시작으로 워킹맘과 전업맘이 각자의 경험과 경력을 살려 만나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회원들이 드림스타트의 일환으로 한부모·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양육지침서를 만들고 있다. 또 올해 말에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