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운동 역사 꿰뚫는 사회사적 분석 시도
“한국YWCA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같이 작업을 한 것입니다.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굴곡 많은 한국의 역사를 살려내느라 눈물로 기도하며 타협하지 않고 보무당당하게 걸어온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YWCA가 보여준 것이죠. 그것에 대한 뜨거운 감동을 후배들이 함께 느낄 수 있어 축복입니다.”
한국YWCA 유성희 사무총장이 지난 8월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논문은 그가 몸담고 있는 한국YWCA의 90년의 운동을 꿰뚫은 사회사적 분석이다. ‘한국YWCA 운동의 실천적 기독교 여성주의에 관한 연구-정체성·조직·리더십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은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YWCA 운동을 보수와 진보로 구분되는 현 여성주의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실천적 기독교 여성주의’라는 관점으로 정립해냈다.
“Y 운동이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양면을 포괄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운동이 모성적 개념으로 국가와 사회를 어머니처럼 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들은 자식이 진보건 보수건 다 보듬고 살립니다. 전쟁고아나 피란민이 생기면 먼저 살려야죠. 기독교 신앙이 전제된 운동이지만 그 신앙이 개인 기복이 아닌 사회실천운동이고, 이 실천이 단순한 구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 운동까지 할 수 있는 그런 실천인 것이죠.”
유 총장은 논문을 통해 90년의 한국YWCA 운동의 궤적을 짚으며 Y 운동을 이끌어온 여성들의 자매애와 리더십을 드러내고 앞으로 Y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보수나 진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권력에 의해 타협하지 않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운동이 돼야 합니다. 정치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안하고, 개정운동을 하지만 절대적으로 거리를 둬야 해요. 옳지 않은 것에 대해 그것이 야당이든 여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얘기를 하는 것이 Y의 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