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코미디 부문 감독상 총 10명 중 5명 차지
14번째 도전 매카시밀러, 감독·주연 겸한 던햄 눈길
오는 9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제65회 에미상 시상식 감독상 후보에 여성들이 대거 진입해 수상이 기대되고 있다. 에미상은 미국의 TV 관련 시상식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으로 드라마 부문에 2명, 코미디 부문에 3명 등 모두 5명으로 두 부문 전체 10명의 후보 중 절반을 차지했다. 아카데미나 칸과 같은 주요 영화제에서 여성 감독에 대한 홀대가 이슈가 돼왔던 것과 비교해 이번 에미상에서 여성 감독상의 선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부문에서 ‘브레이킹 배드’의 미셀 맥라렌과 ‘홈랜드’의 레슬리 린카 글래터가, 코미디 부문에서 ‘30록’의 베스 매카시밀러와 ‘걸스’의 레나 던햄, ‘모던 패밀리’의 게일 맨쿠소가 후보에 올랐다. 특히 레나 던햄은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걸스’에서 각본·감독·주연을 맡았으며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 5명은 모두 이전에도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베스 매카시밀러는 ‘30록’으로 8번을 비롯해 총 13번 후보에 올랐으나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고, 린카 글래터는 같은 작품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후보에 올랐다. 사실 여성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1993년 코미디 부문의 베티 토마스(‘드림 온’)와 1995년 드라마 부문의 미미 레더(‘ER’) 이후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에미상 후보작에서 여성 감독들의 선전은 반가운 일이지만 방송계에서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대표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감독협회에 따르면 2011~2012년 방송된 총 3100편의 드라마 및 코미디 시리즈 에피소드 중 여성이 연출한 작품은 15%, 유색인종 여성은 4%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영화계보단 나은 편이다. 2012년 매출 250위권 내 영화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9%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