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마를 세계 최고로 키워나가겠다"

김태희, 정려원, 애프터스쿨 가희는 승마를 즐기는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예인 중에는 방송을 위해 승마를 배우다가 취미생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승마의 효과를 직접 체험해 보고서다. 승마는 말 위에서 균형을 잡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열량을 소비한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위아래로 계속되는 반동으로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가 사라지고, 항상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해 자세 교정 효과도 크다.

지난 2006년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래 승마를 즐기는 인구는 2만 명을 웃돌고 있다.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승마장이 현재 300여 곳에 이른다. 경기도 이천 호법면에 위치한 스티븐 승마클럽은 승마 대중화에 앞장서는 곳 중 하나다. 스티븐 승마클럽은 지난 2009년 개장한 이래 100% 회원제와 ‘소셜클럽’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국내 유명 승마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KRA한국마사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가 인정한 ‘국내 최우수 승마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여성 CEO인 박윤경(42) 대표가 경영을 총괄해 눈길을 끈다. 박 대표를 만나 승마산업의 비전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스티븐 승마클럽을 소개해 달라.

“총 2만6446㎡(6000평)가 넘는 부지에 말 60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우수 승마장(40마리)보다 많은 셈이다. 유소년아카데미, 대학진학반, 코치양성반 등 전문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다. 100% 예약제와 체계적인 회원 관리 프로그램으로 강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원 각자 수준에 맞는 말을 선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 해외 전지훈련 캠프 등을 통해 한국 승마를 알리는 데 앞장서기도 한다. 어린이 선수들이 엘리트 승마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린이 전용 말 ‘포니’를 보급 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어린이는 전용 마필을 사용해 승마 교육을 받아야 한다.”

-승마클럽 CEO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패션디자이너 출신이다. 지금 승마장 운영을 맡게 된 건 친오빠인 박소운 (스티븐 승마클럽) 원장의 영향이 크다. 승마장 이름 ‘스티븐’도 박 원장의 영어 이름이다. 한국 승마의 1세대이자 1986년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은메달리스트(단체)다. 은퇴 후 승마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프랑스 말을 수입한 아버지는 말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분이다. 유언도 ‘아들이 승마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가족이 도와달라’였다. 마침 일을 쉬고 있던 터라 오빠의 일을 돕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패션디자이너가 말산업에 뛰어든 셈이다. 

“본격적인 경영을 하기 전 2년가량 전국 각지에 있는 승마장을 투어했다. 직접 배우고 비교해보니 비전이 있겠더라. 워낙 산업 자체가 정체돼 있고 체계가 없으니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다. 체계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시작 당시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이천 지역 주민들의 텃세가 심해 포클레인으로 마을 입구를 막기도 했다. 속상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시와 함께 행사도 많이 하고 이천을 알리는 데에도 힘쓰니 이제는 오히려 믿고 지지해준다. 특히 패션디자이너의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된다. 회사 로고도 직접 만들었다. 디자이너로서 신규 브랜드 마케팅, 홍보는 익숙한 업무였다. 좋은 상품을 잘 포장하는 것은 같은 일이다. 말에 대해선 박소운 원장이 훨씬 많이 안다. 그래서 박 원장이 승마장 교육을 전담 관리한다. 철저하게 서로 간섭하지 않고 일을 해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승마의 운동효과를 소개한다면.

“승마는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종합 운동이다. 비율을 볼 때 여성이 7, 남성이 3일 정도로 여성이 많이 하는 스포츠다. 근육을 발달시켜 요실금에도 도움을 준다. 남성의 경우에는 괄약근 운동이 자동으로 되기 때문에 전립선이 강해진다. 자폐 치료와 재활 치료에도 승마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사실 승마장들은 굉장히 영세하다. 현재 대다수 승마장은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많다. 우리의 경우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니 굉장히 잘 되는 편에 속한다 할 수 있다. 독일의 유명 승마 잡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유명 승마클럽에도 한국 대표로 이름을 올렸으니 뿌듯하다.”

-최근 프랑스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프랑스는 대표적인 말 선진국가다. 이러한 승마 강국 유럽에 한국의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고 전지훈련 겸 경기 출전을 위해 떠났다. 총 16명이 결코 유럽 무대에서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줬다. 8살 최연소 선수부터 엘리트 선수까지 자신감을 기르고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또 프랑스 말산업 전담 정부기관인 IFCE와 프랑스승마협회 FFE와 양해각서 MOU를 체결해 국내 유소년 승마선수들이 기술력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유소년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같은 대회에 나가려면 좋은 마필과 좋은 훈련이 필요하다. 해외 전지훈련은 필수다. 협약을 통해 앞으로 승마 관련 사업의 전반적인 기술지원, 교육 커리큘럼 공유, 승마사업 경영 노하우 전수 , 인재 교육양성 등 모든 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승마 발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해외의 말산업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만큼 규모 면에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에서는 최고급 자동차보다 종마가 훨씬 비싸다. 수백 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사실상 국내 승마 스포츠는 유럽과 100년 이상 차이가 있다.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해외 기술력이 필요하다.”

-향후 계획은.

“정부가 말산업 육성법을 제정해 지원하고, 전 국민 말타기 운동 등을 추진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수요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다. 체험승마 인구는 늘어났으나 한 달에 3~4번 이상 지속적으로 즐기는 승마 인구의 성장은 부진한 면이 있다.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에 공급이 안정돼 있어야 한다. 자칫하다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천시와 함께 종합 리조트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승마산업을 탄탄하게 자리매김시키고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가 함께 있는 유명 소셜클럽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승마라는 콘텐츠가 공연부터 마차, 어린이 승마 등 다양한 것들이 많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말은 대량생산하기는 어렵다. 비용이 많이 든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