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생활고에서 버틴 어머니의 삶은
기록되지 않은 재일 한국인 1세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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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하고 인심이 변해도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게 마련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인간은 태어나면 죽는다. 그런가 하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엄마의 품에서 태어난다는 사실도 진리다. 모든 여성이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자녀를 낳는 것을 삶의 의무로 여기던 때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자녀를 낳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마라는 이름은 세상 모든 찬사를 받아도 오히려 부족하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처음 하는 말이 ‘엄마’이고 보니, 그것처럼 흔해서 중요성을 자주 잊어버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자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마디, 그것은 바로 ‘엄마’다. 

한국 국적으로는 최초로 일본의 종합대학인 세이카쿠인대학교 학장(한국의 총장)이 된 강상중 교수에게도 엄마는 애달픈 이름이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존재다. 1950년 일본 규슈의 한 조선인 마을에서 태어난 그의 부모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정착한 재일동포 1세다. 말이 좋아 재일동포지, 나라는 그들을 보호해줄 능력도 없었고, 당시 일본 사회는 재일 한국인들을 일본 사회를 어지럽히는 잠재적 불안 세력으로 생각했다.

강상중 교수의 ‘어머니’는 재일 한국인 1세들의 삶을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재현해내고 있는 책이다. 가장의 역할을 짊어지고 묵묵히 일만 해야 했던 아버지와 식민지 여성으로 태어나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쏟았던 어머니의 삶은 당시 재일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아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글도 깨치지 못했던 어머니가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애처롭다. 가난 하나도 버거운데, 일본 사회의 차별은 오죽했겠는가. 당연히 어머니의 인생은 재일 한국인들이 살아낸 고난의 역사인 셈이다. 강 교수는 ‘어머니’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어머니의 기억을 더듬는 것이 글을 아는 내게 글을 모르는 어머니가 위탁하신 유언이라는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가 없다.”

어머니가 위탁하신 유언이라고 해서 ‘어머니’가 강 교수의 서글픈 가족사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강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구마모토현 조선인 마을을 추억한다. 1000여 명이 살았던 그 마을은, 그러나 이제는 신칸센 정비로 작은 자취마저 사라졌다. 한국의 역사는 그들의 삶을 기록하지 않았고, 더더욱 일본의 지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하나둘 세상을 버린 재일 조선인 1세들을 이제는 누구 하나 기억하지 않는다. 강 교수가 ‘어머니’를 쓴 이유는 결국 “그들이 살았던 증거가 콘크리트 밑에 묻히기 전에, 그들의 삶과 역사를 후대들에게 남겨 주기” 위해서다. 

어머니의 고단한 삶은 오랜 인습과 풍속, 토속적 신앙을 통해 버티고 견뎌냈다. 신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그에게 어머니의 모습은 과거의 유물에 집착하는 듯 보였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것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 과거의 것은 모두 낡은 것으로 치부하지만, 조용한 어머니의 ‘기도의 세계’는 우리의 삶의 터전을 일구었고, 삶을 지탱하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지난 세월 우리는 진정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많이 잃고 살았을까. 그런데도 새로운 문물에 취해 얼마나 많은 만용을 저지르며 산 것일까. 강 교수의 어머니의 삶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아프고 굴곡진 우리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진정한 힘이 결국 ‘엄마’의 품에서 나왔다. ‘어머니’는 그 자취를 오롯이 기록하고 있어 애잔하면서도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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