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8초’ 인파 피해 늦여름에 떠나는 여행
소나무 숲서 피로 풀고 계곡에 발 담그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 힐링해요
여름휴가 피크는 ‘7말 8초(7월 말 8월 초)’지만 요즘은 8월 중순 이후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파에 치이지 않고 느긋하게 쉴 수 있어서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힐링 여행지로 어느 곳이 좋을까. ‘엄마 딸 여행’을 쓴 이지나 작가와 ‘중현이랑 엄마랑’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지연 작가의 추천으로 늦여름 힐링 여행지를 소개한다.
• 엄마와 딸이 함께 간다면=이 작가는 모녀의 휴가지로 전북 전주시를 추천했다. 전주는 콩나물국밥, 칼국수, 비빔밥, 막걸리 등 유난히 맛있는 음식이 많은 ‘맛의 고장’이다. 숙박은 한옥이 제격이다. 담요를 깔고 작은 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잠들면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는다. 천주교 신자라면 전동성당에서 미사를 볼 것을 권한다. 전동성당은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는 관광객이 많은 순교지다. 이 작가는 “한옥마을을 천천히 걷다보면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라며 “‘길거리야’에서 파는 수제 바게트 버거는 간식으로 즐겨보라”고 권했다. 한옥마을 hanok.jeonju.go.kr
강원도 강릉시 봉평면도 늦여름이나 9월 초에 떠날 만한 ‘1순위’ 여행지다.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모습이 장관이다. 넓고 넓은 평야에 한없이 펼쳐지는 꽃밭은 가족 모두 좋아할 만한 풍경이다. 9월 6일부터 22일까지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인 이효석 문화제가 열린다. 메밀 음식, 옹심, 감자전 등 추억을 불러오는 지역 음식이 많아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 여행이 가능하다. 이효석 문학관과 생가, 허브나라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2013 평창효석문화제 www.hyoseok.com, 허브나라 www.herbnara.com
• 육아에 지친 여성이라면=일상에 지친 엄마들의 힐링 휴가지로 충북 제천을 권할 만하다. 국내산 한약재를 넣어 조리한 약선을 먹은 후 한약재를 이용해 에센스나 로션을 만들고, 솟대를 보며 소원을 빈 후 소나무 숲에서 솔향을 맡으며 책을 읽는 낭만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계곡까지 있어 늦여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능강에 가면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윤영호 작가의 솟대 전시물이 있는 공간이 있다. 제천시가 지원하는 문화공간으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도 보고 솟대에 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제천에서 나는 약초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산야초 마을은 한방 재료가 가득한 힐링 공간이다. 한방화장품 만들기, 하늘을 닮은 쪽빛으로 물들이는 염색 체험, 한방연고와 한약주머니 만들기 등 다양한 한방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다. 제천산야초마을 sanyacho.go2vil.org/index.php
제천에서 유명한 약선 요리는 약채락이라는 브랜드의 상차림으로 한약재 향이 은은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여성과 남성의 밥을 따로 주는 곳도 있으니 예약할 땐 성별을 구분하는 게 좋다. 소나무 숲이 멋진 의림지, 용두산 자연송림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용두산 자연송림지는 용두산 한방자연산림욕장과 이어져 있고 계곡까지 있어 더 좋다.
• 공부 스트레스를 겪는 자녀와 함께 간다면=수박과 청보리로 유명한 청정지역인 전북 고창은 성밟기, 갯벌 체험으로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여행지다.
판소리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고창읍성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석성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성밟기놀이로 유명하다. 한 작가는 “작은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도는 탑성놀이를 하는데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있다”며 “바람이 다소 선선한 저녁에 성밟기를 하면서 소원을 빌면 기분 좋은 추억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가 많아 손맛 좋기로 유명한 만돌갯벌체험장도 가볼 만하다. 고창갯벌체험축제가 8월 17∼18일 열린다. mud-exp.co.kr 어망 체험도 하고 조개도 캐면서 넘치는 생명력을 만끽할 수 있다. 만돌갯벌은 물때를 확인하고 가야 갯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체험비가 다소 비싼 대신 모든 도구가 있어 호미나 장화를 챙겨야 하는 부담이 없다. 한 작가는 “선운사로 유명한 선운산 계곡에 발을 담그고 메타세쿼이아로 삼림욕을 한 후 보양식인 풍천장어를 먹으며 힐링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다”고 권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전남 순천은 선암사와 송광사뿐 아니라 법정 스님이 생전에 머물렀던 불일암, 드라마 세트장, 낙안읍성,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자연휴양림 등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다. 큰 화제를 모으며 열리고 있는 국제정원박람회가 10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가는 “수목원, 습지, 세계정원구역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지에 이어져 있어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별로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마지막 주까지는 야간에도 정원을 볼 수 있어 더운 여름밤을 낭만적으로 즐길 수 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www.2013expo.or.kr, 관광순천 홈페이지 tours.suncheon.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