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를 연출한 김종학 PD(62)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 PD는 23일 오전 10시 18분 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한 고시텔에서 발견됐다. 경기 분당 경찰서는 김 PD가 욕실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최초 신고자인 고시텔 주인에 따르면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힌 채 번개탄을 피워 놓은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1977년 MBC에 입사한 김종학 PD는 1981년 ‘수사반장’으로 연출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1991년 ‘여명의 눈동자’를 비롯해 1995년에는 최고 시청률 64.7%를 기록한 드라마 ‘모래시계’를 대히트시키며 한국 드라마계의 거장으로 입지를 다졌다.
김PD는 1998년 MBC를 퇴사해 자신의 이름을 딴 김종학 프로덕션을 설립, ‘하얀거탑’,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추적자’ 등의 인기드라마를 제작했다. 김 PD의 유작은 지난해 8월 방영된 김희선, 이민호 주연의 ‘신의’다.
신의는 9.4%의 시청률로 출발해 결국 한 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했다. 100억이라는 거액의 제작비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였다. 이는 배우와 스태프들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이어졌다. 김 PD는 제작비 배임 및 횡령 혐의, OST제작사 판권 소유 이중계약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를 부인해왔다.
한편 김종학 PD의 빈소는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