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중국어 연설로 언어 외교 구사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6·25전쟁 당시 전사한 중국군 유해 360구의 본국 송환을 제안했다.
유해는 경기 파주시 ‘북한군·중국군 묘지’에 안장돼 있다. 군 당국은 원래 이곳을 '적군묘지'로 불렀다가 현재는 '북한군·중국군 묘지'로 명칭을 바꿨다. 총면적 6099㎡으로 축구장 2배 규모인 이곳에는 북한군과 중국군 유해 총 1100여구가 안장돼 있다. 6.25 이후 제네바 협정과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북한군과 중국군 유해를 모두 이곳에 안치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北京) 칭화대에서 연설에 나서기 전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 겸 국무위원과 환영간담회를 갖은 자리에서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군 유해가 한국에 360구가 있다. 중국 유족이나 가족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클 것 같다. 그래서 유해를 송환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류 부총리도 "박 대통령께 너무 감사하다. 한국 정부의 특별한 배려와 대통령의 우의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며 "'비가 떨어지는 것처럼 멀리 가더라도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가족들이 (유해를)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1981년 이래 남한에서 발굴된 중국군 유해 403구 중 1981년부터 1991까지 42구, 1997년에 1구 등 총 43구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중국 측에 송환됐다. 이후 남은 360구는 적군묘지에 북한군 전사자들과 함께 임시로 안장돼 있다. 6·25 전쟁 이후 남파된 무장공비와 KAL기 폭파범 등의 유해도 일부 포함돼 있다.
국방부는 최근 묘지를 찾는 중국인 참배객이 늘고 관리 문제가 공론화 되면서 지난해 8월부터 5억원을 투입해 묘지를 재단장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연설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 22분의 대부분을 중국어로 해 ‘언어외교’의 면모를 보였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중국어 연설은 처음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동반자가 돼 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