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영화인들의 약진 돋보여
중국의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2013 중국영화제’가 16~20일 서울 여의도CGV와 부산 센텀시티CGV에서 동시에 열렸다. 2006년 시작돼 올해로 5회째인 중국영화제는 역대 최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20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중국 영화 최고의 얼굴을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3개의 섹션, 1개의 특별전에서 상영된 11편의 영화에서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개막작과 폐막작인 ‘일대종사’와 ‘이별계약’의 장쯔이, 신예 바이바이허 등 여배우의 활약이 주목받았다.
여성 감독의 영화도 두 편 상영됐다. 허안화 감독은 ‘배우의 얼굴’ 섹션에서 영화 ‘심플라이프’로 관객과 만났다. 성공한 영화 제작자인 로저(유덕화)가 4대에 걸쳐 자신의 집안일을 해온 아타오(엽덕한)가 갑작스레 중풍으로 쓰러지자 요양병원에 보내고 가족처럼 돌보는 내용이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설효로 감독은 영화 ‘해양천국’에서 자폐아 아들을 키워온 아버지(이연걸)가 자신이 불치병에 걸린 것을 알고난 후 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가르치며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휴먼 드라마를 선보였다.
정치·사회적으로 핍박받는 ‘중국 여성의 삶’을 조명한 남성 감독의 작품도 눈에 띄었다. 영화 ‘패왕별희’를 연출한 거장 천카이거 감독은 신작 ‘수색’을 통해 버스 안에서 노인에게 자리 양보를 거부한 이유로 온라인에서 마녀사냥의 희생물이 된 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 인터넷의 폭력성을 일깨웠다.
특별전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샤오홍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영화 ‘샤오홍’이 상영됐다. 영화는 정치적 핍박을 견뎌낸 천재 작가가 된 위인 샤오홍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