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여성 감독 영화 외면 여전
오종 등 남성 영화인들의 여성 비하 ‘망언’ 비난

제66회 칸영화제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튀니지계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에 황금종려상을 안기며 막을 내렸다.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Blue is the warmest color)’는 두 젊은 여성의 동성애를 그린 영화로 동성에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황금종려상을 제외하면 올해 칸영화제 또한 예전부터 제기돼 왔던 ‘여성 문제’를 또다시 드러냈다. 여성영화 뉴스 블로그 ‘위민앤드할리우드’는 이번 칸영화제가 “성차별적 이슈로 가득했던 영화제”라고 비판하며 문제가 된 사항을 정리했다.

 

찾기 힘든 여성영화… 여성 감독 경시 여전

지난해 칸영화제 현장은 성차별 이슈로 시끄러웠다. 위민앤드할리우드는 경쟁부문에 여성 감독 영화가 전무하고 지금까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은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 한 명뿐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칸영화제 집행위를 겨냥한 온라인 청원운동을 주도했고 현장에선 프랑스 여성단체의 거리 시위도 벌어졌다. 이처럼 호된 비판을 겪었지만 이러한 경향은 올해에도 변하지 않았다.

올해 칸영화제의 여성 감독은 경쟁부문의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와 주목할 만한 시선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유일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칸영화제에 성차별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코폴라 감독의 ‘더 블링 링’을 주목할 만한 시선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등 대중을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수치상으로 드러난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오종 감독 망언 “여성들은 성매매에 판타지가 있다”

칸영화제의 문제는 집행위뿐만이 아니다. 위민앤드할리우드는 “칸영화제는 일부 유명 남성 감독과 게스트의 성차별적 관점의 전시장”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가장 큰 비난을 받은 인물은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 오종 감독의 출품작인 ‘준 앤드 졸리(Jeune & Jolie)’는 인터넷 성매매에 뛰어든 17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오종 감독은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들은 성매매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주인공에 공감할 것”이라며 “그 안에는 여성들이 찾아 헤매는 ‘수동성(passivity)’이 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안겨줬다.

비판이 거세지자 오종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일반 여성이 아닌 영화 속 여주인공에 대한 것”이라며 변명했지만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프랑스 여성권익부 장관 나자트 발로 벨카셈까지 나서 “이 영화는 성매매를 가볍게 다루며 성매매는 우발적인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만 우발성과 성매매는 모순되는 것”이라며 “여성을 보는 남녀 감독의 시각 차이와 함께 여성 감독의 목소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고 비난했다.

 

계속된 남성 영화인들의 여성 비하 발언

칸영화제에서의 망언은 오종 감독만이 아니었다. 미국 코미디언 제리 루이스는 인터뷰에서 여성 코미디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코미디는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여성들이 코미디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그만둘 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내가 볼 수밖에 없는 곳에서는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가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 또한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언행을 보였다. 그는 “요즘엔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이 성추행이라고 하니 애석한 일이다.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고 피임약은 이 시대 여성들을 변화시켜 남성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로맨스를 앗아가 버렸다”고 발언했다.

위민앤드할리우드는 “이러한 남성 영화인들의 성차별적 발언이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며 “영화제 집행위는 이런 발언이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확실히 하고 이들을 영화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에 대한 이들의 잘못된 관점이 앞으로 이들이 만드는 영화 속에 스며들 것이며 그런 영화들이 앞으로도 계속 영화제에서 상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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