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족이라서 고마워요.”

여성가족부 소속 공무원과 경남 지역에 있는 친족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 전용 쉼터에 다녀왔다. 함께 출장 계획을 세우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 시 들려오는 노래 가사가 유난히 귀에 꽂혔다. 어쨌든 2013년 4월 기준 아동·청소년 전용 쉼터는 전국에 2곳밖에 없는 터라 기차를 타고 창원에 도착해 쉼터를 방문했다. 시설 측은 아이들의 일상을 촬영한 동영상을 준비해두었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엄마를 용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엄마랑 언젠가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동영상 중 한 장면은 행글라이더 체험장에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을 한 후 하늘을 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서럽게 울먹이며 씩씩하게 답변을 하고는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쉼터에 입소한 아이들은 “고마워야 할 가족”, 즉 세상의 어떤 위험에서도 안전하다고 이야기되는 가족에게서 성폭력을 경험한 후 상담·치유, 보호·양육을 받으며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 역시 ‘가정불화’(31.9%)인 것을 보면 가정(家庭)은 가혹한 정치(苛政)가 이루어지는 장임에 분명하다.

5월은 청소년·가정의 달이다. 5월은 가족과 관련해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다. 가족 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된 이후 여성가족부는 5월 21일 가정의 달 및 부부의 날 행사를 개최해왔다.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선택의정서는 2011년 대한민국 제7차 보고서(2006∼2009)에 대한 최종 견해를 담아 “여성가족부가 가족 업무를 수행, 양성평등을 달성하는 데 해가 될 수 있음에 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가정·청소년의 달을 맞아 되새겨봐야 할 것은 현실 속 가족 변화에 애써 눈을 감고 형식적인 자축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가족 변화에 걸맞은 여성주의적인 가족정책 방향의 숙고 아닐까.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성평등 주무부처라는 위상에 걸맞은 가족정책을 시행해 나가야 하고, 국회는 이를 뒷받침할 법률의 제·개정 관련 입법활동을 해야 한다. 우선 다양한 가족이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등 24개 국가는 법률혼 외에 생활동반자관계 등 다양한 형태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입법이 이뤄지고 있다.

또 가족 내 자녀 양육과 돌봄을 남성, 기업, 지역사회가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동·청소년들이 각종 사고로부터 안전한 마을공동체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고, 남성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집안일과 돌봄노동을 하는 모습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족정책이 마련돼야 아이들의 생존과 일상의 평화가 보장되고 성평등이 달성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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