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상연관 상영작 중 독립영화 비율 1%
한국 영화 극장 점유율 82.9%. 지난 2월 통계다. ‘7번방의 선물’은 올해 첫 1000만 관객 동원이란 기록을 세웠고, ‘베를린’ ‘신세계’ 등이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영화 제2의 호황기다. 그러나 저예산 독립영화계에는 딴 세상 얘기다. 상영비율 1%. 전체 상영작 중 저예산 독립영화 상영 비율이다. 대기업 중심의 메이저 제작사와 배급사가 개봉과 흥행을 보장하는 시대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독립영화들이 계속 제작되고 있다.
배우 성유리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은 영화 ‘누나’ 는 제작 시작부터 개봉까지 4년이 걸렸다.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하반기 독립영화 제작지원작인 이 영화는 2010년에 촬영을 시작해 2011년 서울기독교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영화관 개봉은 올해 1월 2일에야 겨우 했다. 영진위에 따르면 연간 제작되는 독립영화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해 대략 700편 정도다. 이 중 개봉하는 영화는 20여 편에 불과하다.
영화 개봉을 위해선 적잖은 홍보·마케팅·배급 비용이 든다. 제작비 충당도 어려운 독립영화의 현실에서 이 비용을 감당해 개봉을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영화제 수상 경력이나 작품성을 고려해 영진위에서 배급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스크린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복합 상영관 전체 상영 중 1% 정도만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CGV 무비꼴라쥬에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매일 상영하고 있지만 하루 상영 횟수에서 상업영화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영화관 중심의 상영 구조에서 벗어나야 독립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다운로드를 통한 온라인 시장, IP TV에 의한 VOD 시장, 공동체 상영 등 배급의 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들 역시 자구책으로 공동체 상영, 디지털 배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획·투자·제작·배급·상영을 한번에 하는 대기업 유통 구조에서 독립영화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