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적 관점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높일 것
올해는 공감대 확산과 실질적 주민 참여에 중점
부평구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홍미영(사진) 부평구청장은 “처음에는 남성 역차별이란 말도 들었는데 진정한 여성친화도시는 어느 한쪽 성에 치우치지 않으며,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정책을 실현하는 토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친화적인 관점에서 행정을 펼치다 보면 모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홍 구청장은 이를 위해 공무원들과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전환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구정을 운영하고 있다.
“단시간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건물을 만들고, 공간을 재정비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공무원이 정책을 입안할 때 성인지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기획하고, 주민들이 여성친화도시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하면서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홍 구청장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이었다. 공무원의 인식 변화가 정책 입안으로 직결되는 만큼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 전담팀은 물론 부평구청 전직원 1000여 명 모두가 여성친화도시와 성인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그 결과 부서별로 경쟁하듯 성인지 관점을 담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세금 고지서에 여성친화도시에 관한 문구를 넣거나, 버스 승강장에 거울을 설치하면서 ‘여성긴급전화 1366’을 안내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등 잘 드러나진 않지만 일상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홍 구청장은 “가령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보면서 성인지 관점을 가진 사람은 관점이 없는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높은 도로 턱, 움푹 파인 보도블록만 치워도 굽 있는 신발을 신거나, 휠체어나 유모차를 끄는 사람들이 훨씬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성인지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구청장의 이런 구정 철학은 그가 1984년부터 20여 년간 인천 지역에서 온몸으로 빈민운동을 펼쳐온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인천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중 유일한 여성으로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도 상당하다.
“공무원들이 바뀌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단체장의 의지와 철학이 대의나 명분에서 공감이 될 때 공무원들도 유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공무원이 바뀌면 정책도 달라지지요. 앞으로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도시’를 목표로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