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영파운데이션으로 키우겠다”
공공근로 혁신 운영 모델 만들고 정책 리서치단 진행
“청년들의 디딤돌이자 비빌 언덕이 되겠다”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가 3월 초 공식 개원한다. 초대 센터장은 전효관(50) 전 하자센터장이 맡았다. 새해 들어 이미 공식 업무는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청년활동조직들과 기획한 ‘청년廳(청) 1탄, 청년, 서울을 만들다’를 주관해 박원순 시장에게 정책 제안을 했다.
“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모델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도 들지만 진작부터 준비했던 일이라 잘될 것으로 확신해요.” 그는 청년일자리허브를 청년조직 인큐베이팅 기관인 영국의 영파운데이션에 비유했다. 서울시가 설립한 청년일자리허브는 연세대가 위탁 운영한다.
“전문가들이 워킹그룹을 만들어 청년 주거 모델이나 미용실 직원 협동조합 같은 다양한 형태를 발굴할 것입니다. 그동안 공공근로나 행정인턴제의 문제점이 지적돼 왔는데 청년들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공공근로 혁신 운영 모델도 만들게 됩니다. 정책 리서치단 활동도 적극 펼칠 것입니다. 예컨대 청년들이 창업할 때 현장 수요를 조사해보자는 거죠. 또 서울시 정책사업 인턴십 활동에도 힘쓰게 됩니다.”
청년일자리허브가 들어서는 서울 은평구 녹번동 옛 질병관리본부에는 이미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입주해 있다. 또 사회적기업개발센터도 곧 들어온다. 전 센터장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변화와 혁신의 길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청년들과 많은 대화 모임이 있었어요. 청년들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님이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활동하고 자리잡아나갈 수 있는 디딤돌이나 비빌 언덕, 사다리를 공공영역에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서울시가 청년들의 이야기에 반응한 것이 바로 청년일자리허브 설립입니다.”
전 센터장은 “청년일자리허브의 미션은 청년의 해법, 나아가 사회의 해법을 찾는 것”이라며 “사실 쉽지 않은 과제다. 청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뜨거운 전문가들도 열심히 초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시장의 일자리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의 등장을 보면서 청년들이 일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특히 직업에 대한 욕망과 현실의 차이가 극심한데 청년의 변화, 사회의 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동안 정부가 공공근로, 행정인턴, 청년창업에 쓴 예산이 아주 큽니다. 문제는 이런 지원이 일시적인 실업자 숫자를 줄이긴 했지만 일에 대한 경험과 일을 찾아가는 사다리 역할을 못했어요. 청년 창업도 준비되지 않은 창업을 유도해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 센터장은 “새로운 유형의 일을 만드는 작업 없이 구직난을 해소할 수 없다”며 “정부와 민간이 긴밀히 협의해 삶과 직업을 잘 연결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와 함께 하자센터를 창립해 4년 넘게 부센터장으로 일했다. 문화부에서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세팅했고, 사회적기업을 염두에 두고 티팟 같은 기업도 창업했다. 전남대 교수도 역임했다.
전 센터장은 “처음 시작하는 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청년일자리허브도 그런 셈”이라며 웃었다. “새로운 판을 열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워요. 더 과감한 전환과 혁신을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청년들에게는 다양성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창조와 혁신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협업, 세대 간 협업이 필수라고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