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불평등에 맞서 헌신

올해의 리스트는 미디어와 여성 건강, 국제 여성 인권 이슈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사회를 흔들어 놓은 7인(1개 팀 포함), 국제적인 진로를 개척한 7인, 기회를 바꿔 놓은 7인 등 총 21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콜롬비아, 캐나다 등 각지에서 불평등에 맞서 여성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헌신한 인물들로 고등학생도 포함되어  있다.

사회를 흔들어 놓은 7인

군대 내 성폭행 등 차별 행태 폭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날 알 샤리프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법률에 맞서 페이스북상에서 시위를 일으켰다. 자신이 운전하는 영상을 올리며 거리 시위를 독려한 그의 발언은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고 세계 각지에서 사우디 여성들을 지지하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로스쿨 학생이었던 샌드라 플루크는 의회 청문회에서 종교단체 종사자의 피임에 대한 보험 혜택 확대를 주장하는 증언으로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됐다. 극우 논객 러시 림보가 라디오 방송에서 플루크의 발언을 비난하며 성희롱적인 비난을 하자 플루크는 진보진영의 스타로 떠올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승리에도 기여했다.

작가이자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교수인 헬렌 베네딕트는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중 일어났던 미 여군 성폭행 사건을 처음으로 폭로한 언론인이다. 그는 군 복무 중 성폭행을 당한 남녀 군인을 대신하여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이 외에도 대선후보 토론의 진행을 항상 남성이 맡는 문제를 제기, 여성 진행자의 후보 토론이 이뤄지는 데 기여한 엠마 막텔로드, 삼미 시겔, 엘레나 셈베리스 등 3명의 여고생과 ‘커뮤니케이션 컨소시엄 미디어 센터’의 설립자인 캐시 본크, 여성영화를 위한 ‘덴버 위민+필름’의 설립자 바버라 브리지스, 청소년 임신과 건강에 대한 교육을 통해 콜롬비아 산모 및 영아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 카탈리나 에스코바 등이 선정됐다.

국제적인 진로를 개척한 7인

여성인권 향상 위한 글로벌운동에 주력

화장품 업체 보디숍 캐나다 사장인 마곳 프랜슨은 캐나다 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기금 마련에 앞장서고 있는 자선가다. 그는 보디숍 각 점포에서 매년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을 여는 등 자신의 사업을 플랫폼 삼아 캐나다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NBA 스타였던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 들로리스 조던은 1989년 마이클조던재단을 설립, 1997년 죽은 남편의 이름을 따 제임스조던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케냐의 여성과 아이들, 가족들의 수호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케냐 최초의 여성 단체인 ‘여성 어린이 복지센터’의 설립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도 풀뿌리 여성 기업을 후원하는 샌프란시스코 글로벌여성펀드 회장 무심비 칸요로, 리투아니아 난민 출신으로 평생 난민 여성들을 돕는 데 헌신해 온 주레이트 카지카스, 가정폭력을 겪은 피해자로 반폭력운동 그룹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틴 마우, 노르웨이 외무부 차관 그라이 라슨, 국제구조위원회(IRC)에서 여성 보호 및 임파워먼트 팀을 이끌고 있는 하이디 레만 등이 이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회를 바꿔 놓은 7인

여성들에 동등한 기회 부여에 앞장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레지나 스컬리는 헬렌 베네딕트가 파헤친 군대 내 성폭행 사건을 영상으로 옮긴 인물이다. 그의 다큐멘터리 ‘보이지 않는 전쟁’(The Invisible War)은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고 이 사건을 널리 알리고 군대 내 성폭행 방지를 위한 여론 조성에 기여했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메리 로빈슨은 ‘메리 로빈슨 기후정의 재단’(MRFCJ)을 설립하고 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을 기후변화로부터 보호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미래 여성운동이 당면한 과제는 기후변화라는 신념을 가지고 전 세계 기후변화 방지 활동에 있어서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1개 팀 중 유일한 남성 수상자인 나빈 라오는 다국적 제약기업 머크사의 대표로 임신과 출산 도중 사망하는 여성의 수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그는 10년간 500만 달러를 투자해 산후 출혈, 임신중독증, 가족계획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외에도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로서 수단 등 분쟁지역 여성들을 도와 온 엘렌 라트너, 내과의사이자 미국 YWCA 회장인 다라 리처드슨 헤론 박사, 인도 여성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며 이들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준 제시카 메이베리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