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여성신문 ‘2012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할머니들은 20여 년간 수요시위를 주도하며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 정부와 국제사회를 움직였다. 여성신문은 이러한 할머니들의 공로를 높이 사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할머니들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함께 1992년 1월 8일부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국제무대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며 세상을 바꿔나갔다.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상정,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연대를 확산시키는 한편,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권고하는 보고서가 만들어지는 데 일조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소극적 자세를 보였던 우리 정부에도 2006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해 지난해부터 정부가 제대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1000번째 수요시위를 기점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 의지를 대중 속에 확산시켰고, 올해에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개관해 미래 세대에 이 문제를 널리 알렸다.  

우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총 236명이지만, 12월 20일 현재 59명만이 생존해 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 80·90대 고령임에도 “숨이 다할 때까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약속한다.

한 해 동안 의미 있는 리더십으로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은 2006년 헌정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로 공직사회 유리천장을 깬 한명숙 전 총리, 2007년 당내 경선 패배 후 이에 깨끗이 승복한 정치 리더십을 보여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8년 ‘소통의 리더십’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성적을 역대 최고로 끌어올린 여성 최초의 태릉선수촌장 이에리사 용인대 기획처장이 선정됐다. 또 2009년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담판을 통해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사업 성과뿐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 합의까지 이끌어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2010년 의사·교육자·경영인으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사재를 털어 돌봄과 나눔의 리더십을 실천한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2011년에는 해외에 떠도는 우리 문화유산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역사학자 고 박병선 박사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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