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 두 후보 양자 토론으로 공약과
비전 밝혀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검증받아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첫 TV토론이 지난 4일 열렸다. 정치쇄신안과 권력기관 개혁방안, 대북정책 등을 놓고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세 후보가 정면 충돌했다.

기조 연설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가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갈등과 분열이 아닌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현실 정치에 뛰어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때문이었다”고 밝히면서 이는 “적대적·대결적인 우리 정치가 빚어낸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결과 적대적 정치는 어느 한 쪽 책임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 있다. 싸우지 않는 정치로 바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면서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새누리당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정부의 부족함을 넘어서는 진보적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 TV토론의 전국 기준 시청률은 34.9%(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대선 후보들 간의 첫 TV 토론이어서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아졌으나 후보들의 자질과 공약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토론의 형식과 내용이 잘못되어 토론의 본질적인 기능인 후보들 간 정책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지지율은 1% 안팎의 이정희 후보의 무례하고 거칠며 균형 잃은 일방적 주장에 여야 빅2 후보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히면서 시종일관  박 후보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 “충성 혈서를 쓰고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바로 한국 이름 박정희다. 해방되자마자 쿠데타로 집권했고, 매국 한일협정을 체결했다. 또 유신독재의 철권을 휘둘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자세는 토론의 원칙과 목적으로 볼 때 낙제점이었다.

실제로 첫 TV토론 직후 MBC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TV토론이 ‘잘 됐다’는 응답은 27.4%에 그친 반면, ‘대체로 잘 안 된 토론회였다’는 응답은 62.1%로 부정적인 응답이 훨씬 많았다. 문제점으로는 ‘토론 형식’이 47.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토론 진행 25.7%, 토론자 구성이 20.3%의 순이었다. ‘세 후보 중 누가 TV토론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냐’라는 질문에 박근혜 후보 34.3%, 문재인 후보 21.5%, 이정희 후보 23.4%였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TV토론에서 공격을 아무리 강하게 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와 정도를 지키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못해 조연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TV토론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추구하려던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TV토론은 10일 경제분야, 16일 사회분야로 나뉘어 두 차례 더 실시되는데 이정희 후보가 1차 토론에서 보여준 행태를 그대로 재연한다면 민주통합당은 큰 곤경에 빠질 것이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이 후보의 발언 자체가 보수진영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내부 결속력이 공고해질 수도 있는 역효과마저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TV토론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토론 참석에 필요한 의석수(5석 이상)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지지율 1%도 안 되는 후보가 지지율 40%를 넘는 후보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법을 바꿀 수는 없는 상황에서 TV토론의 정책 검증 기능이 복원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하루빨리 방송사가 주관하는 박근혜-문재인 양자 간 대결이 이루어져 토론다운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2007년 대선 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1주일 전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규모가 30.5%였다. 더구나 51.3%가 후보를 아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매체로 ‘TV토론’을 꼽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위에서 제시한 부동층의 66.9%가 후보를 아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매체로 ‘TV토론’을 지적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박-문 두 후보는 양자 토론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임해 자신들의 공약과 비전을 상세하게 밝혀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검증받는 결단과 지혜를 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과 100% 소통하는 용감한 후보만이 국민의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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