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명 중 1명 화장실 사용 못해 건강, 성폭력 위협까지

지난 11월 19일은 세계화장실기구(WTO)가 정한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 하지만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여전히 안전한 위생시설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러한 화장실 부족으로 인해 여성들은 수치심과 질병은 물론, 성희롱과 성폭력의 위협에까지 노출돼 있는 상태다.

영국의 구호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 Aid)는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세계 각국의 화장실 상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바버라 프로스트 워터에이드 대표는 보고서에서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위생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명 중 1명의 여성은 여전히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어 어두워지길 기다려 야외로 나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볼일을 해결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건강뿐 아니라 안전에도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의 위생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아프리카로 10명 중 7명의 여성이 안전한 화장실을 전혀 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장실 부족은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큰 문제다. 많은 아이들이 생리 중에 씻을 곳이 마땅치 않아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이를 돌보느라 볼일을 해결할 여유가 없는 여성의 경우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워터에이드가 지난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빈민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여성 5명 중 1명이 화장실 사용 중에 폭언이나 위협, 심지어 육체적 폭력까지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우간다, 케냐 등에서의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 27개국에서 화장실 보급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는 워터에이드는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화장실 부족으로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의 실정을 담은 영화를 발표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웹사이트(www.wateraid.org)상에서 영화를 공개하고 각국 정부에 안전한 화장실과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활동을 촉구하는 인터넷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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