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 보건분야 공무원 초청 연수

 

“미얀마의 상황이 한국의 50·60년대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한국의 과거 역사적 경험을 배워서 미얀마도 보건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발전했으면 해요. 한국도 이루었으니 미얀마도 이룰 수 있겠지요.”

미얀마 정부 보건국에서 과장(Assistant Director)으로 일하고 있는 행 루인(38·사진)씨는 국내에서 열린 연수 프로그램에서 보고 배운 경험을 미얀마에 적용해 성인지적 보건정책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루인씨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매뉴얼에 근거해 자국의 보건 인력들을 교육시키고 매뉴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이사장 박미석)은 11월 15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 동안 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 3국의 보건분야 공무원 18명을 초청해 ‘성인지적 관점에 의한 모자보건증진’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시범연수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의 과거 가족계획과 최근의 출산장려정책까지 정책 변화 과정과 생애주기에 따른 여성건강정책에 대한 강의와 현장학습 등으로 구성됐다.

루인씨는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으로 서울 광진구 보건소의 영양관리 상담과 가정방문 관리 프로그램을 꼽았다.

“미얀마에는 보건부에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계획’이 있습니다. 그 계획의 1순위는 모자보건으로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과 재생산권에 관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형적인 문제 때문에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까지 아우르기 어려워요. 직접 가정을 방문해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루인씨는 한국의 성범죄 대응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얀마에서는 성범죄가 거의 없지만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과 보건국이 함께 협력하고 미얀마여성연합(MWAF)이 연결해주는 작업을 합니다.”

직장 때문에 남편과 떨어져 살며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 루인씨는 미얀마 남성들의 양육과 가사 참여에 대해 “의식이 많이 생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시 지역에서는 부부가 같이 일하면 양육과 가사도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골의 경우는 도시와 차이가 있어요. 시골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이 가사와 양육을 도맡고 있는 편입니다. 미얀마의 보건 정책도 전통적인 것밖에는 없는데 앞으로 성 주류화와 연결해 성인지적 보건정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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