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후, 국내에도 10여 개의 소셜펀딩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프로젝트마다 적게는 몇 십만 원부터 수억 원까지 목표 금액을 정해놓고 투자를 받는다. 개미투자자는 최소 1000원부터 정해진 금액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다. 금융권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영세 단체나 인디 예술가에게 자금 확보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요즘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음반과 영화 제작 등에도 소셜펀딩이 활용된다. 광주 민주화항쟁을 모티브로 한 영화 ‘26년’은 민감한 소재 때문에 수년째 투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올 초 또다시 제작이 무산되자 시민들이 십시일반 제작비를 모았고, 영화는 올 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부 성공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소셜펀딩은 환영받지 못하는 투자 방식이다. 수익률이나 운영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약점 때문이다. 수익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보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지 않는 공익성 모금에는 기부 형식의 소셜펀딩이 많이 활용된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홍보를 위한 지하철 광고비, 펜싱 국가대표 신아람 선수에게 국민 금메달 만들어주기, 4월 총선에서는 정치인 후원금까지 소셜펀딩으로 모금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아름다운재단이 공익 전문 소셜펀딩 ‘개미스폰서(socialants.org)’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소셜기부 시대’를 열었다.
3건의 아동 관련 소셜펀딩에 참여했던 김혜원(28·서울시 종로구)씨는 “모금 목적과 사용 대상이 구체적이고 다양해서, 관심사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사용 내역도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감사 메일이나 작은 기념품을 받는 기쁨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며 소셜펀딩에 투자하는 이유를 말했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연말에 한 번 불우이웃 돕기만 했던 아날로그 세대와는 다른 기부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소셜펀딩은 투명한 공익투자자로서 활동하고 싶은 시민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디지털 세대가 기부 대중화에 기여하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