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중 여성이 3분의 2 넘어, 적은 금액으로 노후 준비
상조보험은 크게 현물지급 상품과 제휴 상품으로 구분된다. 장례물품을 직접 제공하는 현물 지급 상품은 물가상승에 대한 걱정 없이 가입 시 약정된 장례 전문 인력과 물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제휴 상품은 보험사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제휴된 상조업체를 소개해주는 형태로, 가입 금액을 종신토록 정액 보장하는 정액형과 사망보험금이 일정 기간마다 증가해 물가상승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체증형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상조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납입 면제다. 할부판매 개념인 상조회사의 상조부금과 달리, 가입 후 일정 기간만 지나면 약정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며 추가 납입 보험료가 없다. 상품에 따라 50% 이상의 장애 상태가 되면 이후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는 경우도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종신보험 등에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로 상조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녀가 계약하고 부모나 조부모를 피보험자로 할 경우 할인 혜택을 주는 보험사도 있다.
50세부터 최고 80세까지 가입 연령에 제한이 있고, 사망 원인에 따라 상조서비스 제공이 제한되는 상품이 있으므로 반드시 보험약관을 자세히 살펴본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말 한 보험사의 상조보험에 가입한 김영옥(57·경기도 용인)씨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연금보험도 안 들었는데, 주변에서 ‘죽어서까지 자식한테 폐 끼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상조보험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장례를 치르는 데 1000만원이 넘게 든다는 기사를 봤다. 갑작스레 일을 당하면 심리적 충격이 클 텐데, 목돈까지 마련하려고 쩔쩔매는 것보다 조금씩 준비해놓는 게 나을 것 같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조보험 가입자 중 여성 비율이 3분의 2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한생명의 ‘가족사랑준비보험’은 올 9월 현재 총 가입자 7만6000여 명 중 67%가 여성이다. 여성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55세로, 주계약(정액형) 1100만원에 납입 기간 20년으로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는 3만580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교보생명의 ‘교보행복한준비보험’도 8월 현재 총 가입건수 9만3000건을 돌파했다. 이 중 여성 비율은 66.95%이고, 가입자 평균 연령은 60세다.
금융소비자연맹 오세헌 전문위원은 “상조보험은 사망 시 사전에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의 일종”이라며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10년이나 긴 여성은 배우자 없이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제력이 있을 때 적은 금액으로 노후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조보험은 특정 목적에 한정된 틈새시장 상품으로, 대규모 영업망보다는 주로 홈쇼핑이나 TV 광고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이에 자주 노출되는 여성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