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세 이상 70세 미만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62.4%는 신용카드로 상품 구매 결제를 하는데, 이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의 3배에 달하는 것이란다. 성인 중에 신용카드를 1장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신용카드 소지율은 82.4%이며, 2장 소지자는 30.7%, 3장은 24.7%, 4장은 9.0%였고 신용카드를 5장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도 11.7%나 된다고 한다. 이처럼 신용카드 보유가 많고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구매 정보를 제공해주는 영수증의 길이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카드 영수증에는 상품의 구매 정보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중요한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결제 금액 이외에도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카드 영수증이 20㎝가 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카드 결제기에서 영수증이 나오자마자 무심코 버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의 개인정보뿐 아니라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종이 자원도 함께 버려지는 것이다.

BC카드에 따르면 국내 카드 회사 전체가 사용한 영수증을 이으면 250만1812㎞로 지구둘레를 62.6바퀴를 돌 수 있는데, 이 영수증 용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비용이 연간 2700여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카드 영수증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은 종이 영수증에서 성기능 장애나 성인병을 유발하는 비스페놀A가 0.8~1.7% 검출됐다고 밝혔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 제조의 원료로 사용하며 투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CD 등 생활 용품에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하지만 이의 사용에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순주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영수증의 경우 선명하게 인쇄되도록 형광물질을 사용한다. 이는 손과 입 등에 노출돼 내분비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쓰레기로 버려지면 토양과 수질 오염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스페놀A의 경우 환경부에서 환경호르몬 물질로 정의된 것은 아니지만 광범위하게 산업분야에서 사용된다.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않고 영수증 인쇄를 선명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그 기술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도 무심코 버려지는 카드 영수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자영수증을 보급하거나 ‘페이퍼리스(paperless)’ 운동 등 대안을 찾고 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인식과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영수증을 받거나 카드 사용 내역을 전자로 확인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구환경을 보호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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