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힘 있어”
사운드 아트 실험으로 시집 ‘ㄹ’과 앨범 ‘소리벽지’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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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음악도 들을 만한 소리는 아니고, 시도 읽을 만한 글은 아니죠.(웃음)”

자신의 시와 음악에 대해 담담히 설명하는 작가에게서 여유로운 자신감이 느껴졌다. 노이즈를 시와 음악으로 치환하는 실험으로 시집 ‘ㄹ’(민음사)과 앨범 ‘sonicwallpaper4poetrybook(소리벽지)’을 나란히 선보인 종합예술인 성기완(45·사진)씨를 만났다.

홍대 인디신의 대표 주자 ‘3호선 버터플라이’(이하 3호선)를 이끄는 뮤지션으로 유명한 시인 성기완씨는 음악평론가, 사운드 엔지니어, 영화음악가, 번역가, 라디오 DJ 등으로도 활동하는 전 방위 아티스트다. 문학과 음악을 접목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온 그는 최근 4년 만에 신작 시집을 발표했다. 한 쌍으로 낸 음반에는 아예 “이 음반은 시집 ‘ㄹ’을 위한 ‘소리벽지’다”라고 천명했다. “시집은 일종의 사운드 아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암시된 소리와 실제 음반에 담긴 소리를 매치해 함께 음미해 주셨으면 한다. 음반 속 소리는 마치 벽지처럼 시의 배경에 깔렸으면 한다”는 설명이다.

성기완은 자신의 시에서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작업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보통의 시인들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시도다. 그는 이런 작업을 ‘소리일기’라고 표현한다.

소리에 대한 이런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학구열은 그가 이끌고 있는 소리보관 프로젝트인 ‘서울사운드아카이브프로젝트(SSAP)’의 활동으로 확대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서고에 보관돼 있는 조선시대 궁중소설을 현대어로 번역해 전문 아나운서들이 녹음을 하고, 이를 덕수궁에서 방송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궁이라고 하면 외교나 군사 등 오피셜한 공간으로만 인식되는데, 실제로는 궁녀들이 읽던 소설책 등 소소하고 일상적인 생활들도 함께했던 공간이다. 이를 재조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홍대 인디신의 터줏대감인 ‘3호선’은 보통 또래적인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 밴드음악계에선 드물게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멤버로 구성되어 폭넓고 깊이감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더구나 소규모의 독립된 작업을 기본으로 하는 특성상 오래 활동하기 힘든 인디신에서 13년간을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는 “게으른 밴드라 서로 닦달하지 않았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고 겸손해하며 “새로운 사운드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호선’은 9월 중 새 앨범을 선보이고, 10월 13일에는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도 할 계획이다.

홍대 인디신의 다양한 군상을 담은 에세이집 ‘홍대 앞 새벽 세시’(사문난적·2009)의 저자이기도 한 성기완씨가 그리는 홍대문화의 청사진은 밝다. “상업적인 공간이 확대되면서 음악인들의 공간이 왜소해 보일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눈빛이 반짝반짝한 후배들이 계속 나와 바통 터치 하듯이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무키무키만만수’ 등의 후배를 보면 희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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