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원이 개원한 지 드디어 일주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살림의료생협의 주치의이자 살림의원의 원장인 추혜인입니다. 개원을 거치면서 의원을 만드는 게 참 쉽지 않구나, 혼자 개원하는 의사선생님들은 도대체 이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어떻게 혼자서 해냈을까 싶은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저야 살림의료생협의 조합원분들이 언제나 든든히 옆을 지켜주시고 실무도 다 나눠서 했으니, 어디 가서 개원하느라 고생했다는 말조차 못 꺼내볼 지경이죠.

살림의원은 참 신기한 게 많습니다. 거리에 나가 의원이 새로 생겼다고 홍보를 하는데, 조합원분들이 “아는 의사 있어? 나는 있어!”라든지, “의료생협 만나고 나서 건강해졌어요!”라고 직접 만든 예쁜 피켓을 들고 지하철역, 횡단보도 앞에 서서 광고를 하시니 효과 만점이고요, 휴지 한 장 나눠드리는 것 없는데도 지나가시는 분들이 귀를 쫑긋하고 열심히 들으세요. “동네 주민들 700명이 돈을 모아서 병원을 만들었어요”라는 외침이 색다르다 여겨지시나 봅니다.

의원에 오신 환자분들도 신기합니다. 우리 조합원 환자분들은 친구분들을 모셔옵니다. “여기가 내가 만든 병원이야, 괜찮지?” 자랑도 하시고, 낯선 다른 환자분들께 인사를 건네며 “안녕하세요, 살림의원에 처음 오셨어요?” 살갑게 말을 붙여보시기도 합니다. “병원에 이런 거 필요하지?” 하시며 쓸 만한 것들을 집에서 이것저것 챙겨 오시는 건 두말할 거 없고요, 주치의와 간호사, 직원들 몸살 나지 말라고 민들레 즙을 보내주셔서 매일 쓰디쓴 즙을 마시느라 “아우, 써~” 하다가도 다디단 그 사랑에 웃는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살림의원에서 제일 잘 보이는 벽에는 의사의 약력 대신 살림의료생협의 역사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은 나와 가족, 마을의 건강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과 의료인이 힘을 모아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운영하며 건강 증진 활동을 펼치는 주민 자치조직입니다. 살림의료생협은 평등, 평화, 협동을 지향하는 여성주의자, 의료인, 은평구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자 뜻을 모았습니다. 2009년 1월 준비 모임을 시작해 2012년 2월 창립하였고, 조합원 모두의 마음을 담아 2012년 8월 우리 마을 주치의 살림의원을 열었습니다.”

살림의원은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13개의 소모임들이 힘차게 굴러가고 있지요. 방송댄스, 즉흥춤, 걷기·뛰기, 밑반찬, 산행 등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모임도 있고, 건강과는 무슨 상관이랴 싶은 스페인어, 일본어, 기타, UCC 소모임들도 있습니다. 소모임의 모토가 “재밌어야 건강하다”이니, 소모임에 즐겁게 참여하는 게 진짜 건강비결이 아닐까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일수록 면역력이 높다고 하니, 소모임은 살림의원의 빠질 수 없는 처방인 셈!

살림의원은 또 질병의 예방과 조기 발견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은 공간에서도 내시경과 초음파, 부인과 검진대, 엑스레이 등을 아기자기하게 갖추고 공단검진과 영유아검진 등 건강검진을 하고 있어요.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영유아검진을 위해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문진표를 잘 작성할 수 있도록 중국어, 몽골어, 티베트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 등 많은 언어로 된 문진표를 챙기고 있기도 하고요.

어때요? 살림의료생협이 만든 우리 마을 주치의 살림의원에 가족 이웃들과 손잡고 오고 싶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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