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가 출신… “배화학당 반세기 만에 총장 부임 뿌듯”
“전통의상과·전통조리과 특성화 학과… 배화기업 창업”

 

13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대 총장실에서 만난 김숙자 배화여대 총장은 “전문대가 4년제 대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법 개정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13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대 총장실에서 만난 김숙자 배화여대 총장은 “전문대가 4년제 대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법 개정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배화여대 김숙자(68) 총장의 집무실에는 배화학당 설립자인 조세핀 이튼 필 캠벨 여사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호러스 언더우드, 헨리 아펜젤러 선교사보다 더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교육도 하면서 교회도 세웠으니 두 가지 일을 다 한 셈이죠.”

지난해 3월 8대 총장으로 부임한 그는 임기 동안 “글로벌 여성 CEO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거듭 각오를 다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소장을 지내며 여성계에서 오래 활동한 터라 여성 전문인을 기르는 대학 리더의 역할이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울렸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대 캠퍼스에서 김 총장을 만났다. 114년 전통을 자랑하듯 독특한 외형의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기와를 얹은 붉은 벽돌집인 생활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김 총장은 “배화여대를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화컴퍼니 설립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전문 기술과 자격증, 저작권, 특허 등을 실용화해 배화를 일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배화여고 졸업생으로 반세기 만에 배화여대 총장으로 오게 돼 소명의식을 느낀다”며 말을 이어갔다.

“요즘 전문대는 직업 교육에 나선 일부 4년제 대학들과 전문고, 마이스터고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입니다. 원격대학, 학점은행제, 사내 대학으로 인해 위기감도 느끼고 있어요. 전문대가 실용 학문 중심의 고등교육 기관으로 500만 명의 고등 전문 직업인을 배출했는데도 정부는 4년제 대학에 비해 턱없이 미미한 지원을 하고 있어요.”

배화여대는 유아교육과, 전통의상과, 전통조리과, 스마트IT과에서 학사학위를 주는 전공심화과정을 운용 중이다. 산업체 경력이 없어도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김 총장은 “일본도 단기대학이 4년제화되고 있다”며 “전문대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갖춘 고급 전문인 배출이 가능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교육역량 강화사업 등 재정지원 사업을 받는 지표를 선정할 때도 대학 특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여자대학인지, 지방 소재 대학인지, 인문계·문화예술계·이공계열의 학과 구성 비율은 어떠한지 등을 배려해야 합니다.”

-배화기업을 창업한다는데.

“실용신안 특허를 중심으로 창업을 유도해 여성 CEO들을 배출할 것입니다. 전통조리과에 전통 떡 동아리, 전통의상과에 문화관광 상품을 만드는 동아리가 있어요. 이들을 창업 인큐베이터에 넣어 키워볼 구상입니다. 제과제빵 동아리 ‘배키’에서 만든 제품은 교내 ‘우리 사랑 카페’에서 판매 중인데 다음 학기에는 한식 카페도 해보려고요.”

-‘전통을 안고 미래로’라는 대학 슬로건을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다.

“전통을 보존하면서 글로벌화를 지향해야죠. 전통조리과부터 패션디자인과, 스마트IT과까지 다양한 학과가 있어요. 11개국 42개 대학과 국제교류를 하고 해외 어학연수도 많이 보내요. 작년에 59명, 올해 53명이 해외취업인턴십 후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전통의상과는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통틀어 유일해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규장각의궤반환 전시회를 했을 때 학생들이 조선왕실 복식을 미니어처로 직접 제작해 함께 전시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어요. 이따 전통의상전시실에 꼭 들렀다 가세요.”

김 총장은 전통조리과와 전통의상과가 특성화 학과라고 소개했다. “우리 대학이 서울의 중심에 있잖아요. 문화유산과 외국 관광객이 많은 종로구라는 입지적인 이점을 살려 한류 식문화, 한류 복식문화를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어요.”

그는 1984년부터 명지대 교수로 있으면서 주요 보직을 거쳤다. 법대의 유일한 여교수로 학과장부터 학장, 사회교육대학원장까지 두루 경험을 쌓았다. 법학자로 외길을 걸으며 가족법·세법 개정을 주도했다. 연년생인 딸 셋은 대학교수가 됐다.

2009년 정년퇴직 후 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다. 배화여대 총장이 된 후 여교수를 교무처장, 기획처장으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학의 여교수 비율은 60%가량 된다.

-인성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취업분야에서 우리 대학의 자랑거리이자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절대적 요인입니다. 여자대학이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대기업 취업률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의 인성이 이미 기업체로부터 인정을 받아 배화여대 출신을 지속적으로 선발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죠.”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외국인 교수와 함께 하는 ‘스튜던트 잉글리시 라운지’도 운영하고, 해외 어학연수도 활발해요. 지난해에는 미국에 66명, 필리핀에 34명, 중국에 20명, 일본에 20명을 보냈어요. 취업 지도를 돕는 잡스테이션과 고용노동부 잡 영 플라자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인데.

“1999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보육센터를 지정받은 이후 8년 연속 창업보육센터 운영부문 최우수 S등급을 받았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학생 창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요. 전통의상과 창업 동아리인 ‘물들’이 해외판로 개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 현재 사업자 등록을 마친 상태입니다. 지난해 6개의 상표등록을 마치고 대학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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