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낸시 펠로시, 세라 페일린은 현재 미국 정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정치인들이다. 11월 총선을 앞둔 미국 정계에서 ‘제2의 힐러리’를 꿈꾸며 바쁘게 움직이는 여성 후보들이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10일자 기사에서 선정한 총선에서 주목해야 할 여성 후보 10인 중 먼저 5명을 소개한다.
주 법무장관 출신 민주당의 ‘희망’
최근 은퇴를 선언한 켄트 콘라드 민주당 상원 예산위원장의 뒤를 이어 노스다코타주의 상원의원 후보로 발탁된 인물이 하이디 하이티캠프(57) 노스다코타주 전 법무장관이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노스다코타주 법무장관으로 재직한 후 2001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패한 그는 1992년 상원 출마를 위해 노스다코타주 국세청장을 사임한 켄트 콘라드의 뒤를 이었을 정도로 콘라드 의원과 인연이 깊다.
주법무장관 시절 거대 담배 광고를 규제하고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 소송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는 등 강력한 금연 정책으로 명성을 얻었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초선 의원 릭 버그와 맞붙어 의석을 확보할 민주당 진영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상원 유일의 여성 초선 의원
지난 2010년 총선에서 상원 유일의 여성 초선 의원으로 당선되며 화제를 모은 켈리 아요테(43) 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은 2년여의 짧은 의정 생활에도 불구하고 롬니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였다.
‘진실과 성실’은 아요테 의원을 설명하는 단어. 그는 낙태 반대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유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요테를 ‘수퍼스타’라고 일컬으며 “놀라울 만큼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공화당 고위직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의 ‘경제 개혁 브레인’
미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엘리자베스 워렌(63)은 지난해 오바마 정부에서 가장 이슈가 된 인물 중 한 명.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작이었던 금융개혁법의 산물인 소비자금융보호청(CFPB)의 신설을 주도하고 초대 청장에 내정됐으나 CFPB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공화당의 반대로 떠나야 했다.
매사추세츠주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사망으로 공화당에 의석을 내주어야 했던 지역구. 지난 분기 동안 홀로 700만 달러의 정치자금 모금에 성공하며 민주당 매사추세츠 전당대회에서 96%라는 유례없는 득표율로 상원의원 후보에 선출된 그는 스콧 브라운 현 의원을 유지시키려는 공화당의 ‘제1의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가족 목장 운영하는 파란의 주인공
네브래스카 주의회 상원의원 출신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 도전하는 뎁 피셔(61) 공화당 후보는 전직 상원의원 출신의 유명 정치인 밥 케리 민주당 후보와의 쉽지 않은 대결을 앞두고 있다. 그는 공화당 네브래스카 전당대회에서 정치자금 모금 실적이 월등했던 두 남성을 누르고 상원 후보로 선출되며 화제를 일으켰다.
남편과 함께 ‘서니 슬로프’라는 이름의 가족 목장을 운영 중인 그는 2005년 네브래스카 주의회 최대 선거구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보인 의정 활동으로 보수계층에 유명 인사가 됐다. “순진해 보이는 모습 뒤에 베테랑 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숨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킬 인물 중 한 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티파티’ 선두주자 女女 대결 이끈다
8월에 있을 공화당 상원 후보 경선에서 미주리주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 미주리 주의회 상원의원과 감사원장 출신인 사라 스틸먼(54)이다. 후보 당선에 성공할 경우 11월 선거에서 맞붙을 인물은 현직 의원인 클레어 매카스킬 민주당 상원의원. 정치 전문가들은 양극단의 정치 성향을 보이는 스틸먼과 매카스킬 두 여성의 대결이 이번 총선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998년 미주리 주의회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 2002년 재선에 성공한 뒤 2004년 미주리주 감사원장에 선출된 그는 2008년 미주리 주지사 선거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반낙태, 세금 감면을 주장하는 그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유력한 미국 첫 여성 대통령 후보 17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