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워…
기존 특허 기술 침해 여부 확인해야

 

삼성전자는 장애인용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 프로젝트를 보고하며 장애인에 유익한 기술과 특허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아이캔’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는 장애인용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 프로젝트를 보고하며 장애인에 유익한 기술과 특허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아이캔’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가 장애인 관련 특허권을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전달해 기업의 특허 기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삼성전자는 시각장애인과 노인을 대상으로 ‘화면을 읽어주는 카메라 셔터 기능’ 등 장애인 관련 특허 26개를 중소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일부 중소기업에 특허권 전달이 결정됐고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지식경제 R&D 성과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특허에 대한 설명과 추가 중소기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관련 특허 개발에 들인 비용은 169억원이다. 삼성전자 장애인 특허 기부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말 장애인용 안구 마우스 ‘아이캔’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장애인들에게 유익한 기술과 특허 보유 현황 파악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장애인 관련 특허를 일반 중소기업에 제공하면 중소기업은 이를 활용해 수입산보다 저렴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장애인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기부된 특허 기술 중 ‘안구 및 눈꺼풀 인식을 기반으로 한 휴대전화에서의 문자 입력 시스템’이 전자기기에 많이 쓰이는 입력 장치에서 실현이 가능해 가장 빨리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의 공익 관련 특허 기부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도 기업들이 특정 공익을 위해 각자 특허를 한 개씩 내놓아 공유하는 경우는 많지만 중소기업에 기부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지식경제부 정재훈 산업경제실장은 “삼성전자의 장애인 특허권 무상 기여가 국내 장애인 보조기구 개발 중소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동반 성장을 실현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전자 사례를 시초로 타 대기업 또는 정부 출연의 특허 기부가 이어져 따뜻한 R&D(연구개발)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마냥 환영만 할 수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돈 되는 특허라면 대기업이 쉽게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 26개 중 등록된 특허는 10개뿐이다. 출원된 특허가 등록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특허 등록 과정은 어렵다. 장애인 관련 사업을 하는 김정환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대표는 “대기업의 특허 기부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중소기업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못 파는 경우가 수도 없는 시장에서 특허 기부만으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전성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신지식재산연구팀장은 “대기업이 기부한 특허 기술이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중소기업이 해당 기술을 활용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것이 향후 특허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기부되는 대기업의 특허가 다른 기업의 특허 기술을 침해한 것일 경우 이를 이용한 중소기업이 특허침해 책임을 질 소지가 있어 이에 대한 안전망도 갖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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