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주부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요”
취미로 노래하던 30대 주부들 “이젠 우리도 가수다”
흔한 사랑타령 대신 여자들 속내 담은 노래로 주목
“처음엔 취미로 시작해 동요도 만들고 기성곡도 불렀는데 노래를 하면 할수록 엄마, 주부, 아내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는 없더라고요. 특히 남편 친구의 아내가 우울증으로 죽음을 택했다는 소식에 정말 여자들의 속내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 불러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실 정씨는 꾸준히 동요를 작사·작곡한 경험이 있고, 오씨는 밴드의 보컬로 활동했고, 문씨 또한 7년간 CCM 가수로 활동한 실력자들이다. 노래를 하고 싶었던 정씨가 막내 아이를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며 알게 된 오씨의 노래 실력에 반해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 남편의 친구 아내인 문씨가 팀에 합류하게 됐다.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 건 2009년 11월. 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인근 교회 연습실을 빌려 노래와 춤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오씨는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까지 하면서 연습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아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로 보낸 오전 시간에 모여 2년간 꾸준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정씨와 오씨는 3명의 자녀를, 문씨는 2명의 자녀를 둔 일하는 엄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번 싱글 앨범에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주부들의 팍팍한 삶과 희망을 노래한 댄스곡 ‘줌마파워’, 자격증이 없는 엄마의 비애와 좌충우돌을 다룬 록 장르의 ‘펭귄엄마’, 쓸쓸한 여자의 마음을 발라드로 표현한 ‘여자가 있는 곳’ 등 3곡이 실려 있다.
이들은 노래를 만들고 연습을 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문씨는 “춤을 추면서 살이 빠지면서 몸이 건강해졌고, 시어머니는 항상 저희 노래를 들으시면서 주위 분들께도 자랑하신다”고 했고, 오씨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롤 모델이 돼 기쁘고,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도 ‘잊었던 꿈을 너로 인해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씨는 노래로 더 많은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은 다 재능이 있거든요. 결혼하고 애 낳으면 살림만 하고, 결혼 전 꿈은 접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노래로 주부들도 마음먹음에 따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노래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