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겪고 개발 몰두, 발명특허까지
주부에서 발명가로 변신, 이름부터 ‘톡톡’
재료비 20만원으로 시작, 올해 매출 10억 목표
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한 해에 자그마치 900여 건이다. 졸음이 원인이 돼 일어나는 산업재해도 비일비재하다. 발명가이자 ㈜곰두리푸드웰 대표인 이금(46·사진)씨가 생활 속 반짝 아이디어로 졸음으로 인한 사고를 막아보겠다고 나섰다. 이 대표가 내놓은 발명품은 매운맛 나는 사탕 ‘안졸리나’다. 2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았던 그가 갑작스레 발명가로 변신한 까닭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경험 때문이다.
“명절 때 아이 둘을 뒷좌석에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졸음이 몰려오더라고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깜빡 졸았는데 그때 사고가 난 거예요.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해요.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졸음운전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됐죠.”
그 후 둘째 아들이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다 졸음으로 손가락 신경이 끊어진 사고도 이 대표의 발명을 앞당긴 계기다. 졸음을 쫓을 방법을 찾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운전자들의 졸음운전 방지를 위한 캠페인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전자들에게 매운 고추를 나눠주는 모습에 “이거다! 싶었다”고. 처음엔 설탕을 녹여 만든 ‘달고나’에 고추를 넣어 만들었다. 나중엔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겨자의 미로신 성분을 넣어 만들었지만 보관이 어려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안 가본 공장이 없을 만큼 발품을 팔았다.
“여러 공장을 찾아다녔지만 매운맛 나는 사탕을 쉽게 만들어주는 곳은 없었어요. 그러다 찾은 허름한 재래식 공장에서 왕사탕만 한 크기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한 입에 넣기 어려워 다른 공장에서 작은 틀을 맞추기도 여러 번이었어요.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야 지금의 ‘안졸리나’가 탄생할 수 있었죠.”
‘안졸리나’는 지난해 발명특허를 받았고, 올해는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말레이시아협회장상까지 수상했다. 본격적인 사업은 지난해 대구 북구청 지원으로 사무실을 무료로 임대받으면서부터다. 남의 공장을 빌려 만들어내던 사탕을 이제는 자체 제조공장에서 만들고 있으며, 연구개발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졸음 퇴치용 껌이나 패치, 스프레이 등 기존 제품은 일시적 효과만 볼 수 있지만, 안졸리나는 사탕이 입에서 녹는 30분간 잠이 깨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카페인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천연 성분으로만 만들어 운전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과 어르신들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재료비 20만원으로 시작한 그의 발명은 올해 매출 1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이 대표는 안졸리나가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어떤 할머니께서 TV 인간극장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셔서 안졸리나라는 사탕이 더 빨리 알려졌더라면 얼마 전 졸음운전으로 목숨을 잃은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들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절 추천하셨더라고요. 제 마음도 할머니와 같아요. 단 한 명이라도 이 사탕을 먹고 잠에서 깨어나 위험에서 벗어난다면 전 정말 만족해요.”
이 대표는 안졸리나에 이어 잠을 깨우는 새로운 제품 구상도 마친 상태다. 그는 “평생 잠에 대해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할 생각”이라며 “밤을 새워 보초를 서는 군인에게도, 세상에 정신 못 차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졸리나를 선물해 잠을 확 깨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