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접목한 조리기구로 세계를 석권하겠다”

필로스는 1년 전부터 국내에서 나노 티타늄 열처리 기술을 주방용품에 접목해 강도 높고 기능성이 있는 칼, 가위, 프라이팬 등을 출시하고 있다. 고 회장은 “열전도율이 3배 빠르고 비린내, 잡내, 연기를 잡아주는 필로스의 티타늄 주방용품은 조리기구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에 접목하던 나노 티타늄 열처리 기술을 주방용품에 접목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을까 고민하던 고 회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증명과 FDA의 추천서까지 받았다.

고 회장은 한국에서 1970년부터 22년간 삼보금속을 경영하다 1993년 초에 다섯 자녀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세계화해야 한다는 꿈이 있었어요. 외국에서 기술을 인정받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보고 싶었죠.”

고 회장은 미국에서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항공우주산업 부품과 자동차 엔진, 금형 등에 접목해 사업을 확장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필로스 테크놀로지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비롯해 보잉, GM 등을 고객사로 두고 2009년 ‘전미 올해의 중소기업인상’의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정작 그는 한국에 돌아와 기술로도 넘지 못하는 벽을 만났다. 고 회장은 “대기업 위주의 기업문화 속에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학연·지연으로 입찰을 받는 풍토가 여전했다. 새로운 기술을 가져와도 선뜻 먼저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무리 말을 해봐야 소용없다. 기술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고 회장의 신념이다. 부녀는 ‘입소문 마케팅’을 경영 전략으로 삼았다. 고 회장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기술개발을 하겠다. 이제는 칼과 주방용품을 사러 일본과 독일로 가던 관광객을 한국으로 끌어 올 것”이라며 “그 진가를 여성들이 먼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006년부터 필로스 그룹의 한국 내 계열사인 필로스C&S, 인터내셔널스포츠를 총괄하고 있는 고 이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허드렛일부터 배우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무용을 전공한 고 이사는 “무용을 할 때는 극장 위 무대만 내 것이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가 나의 무대가 됐다. 경영도 예술이다”고 했다. 실제로 고 회장은 딸의 예술적 감각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기업 문화가 딱딱한 금속 기술 경영에 예술을 했던 딸의 섬세함이 더해져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고 네트워크 형성도 다양화됐다”고 그는 딸 앞에서 처음으로 칭찬을 했다. 

고 이사는 필로스의 주방용품을 사용하는 한식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다. 평소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 이사는 좋은 주방제품과 친환경 재료로 건강한 음식문화를 전하고 싶다. 그는 “친환경 재료도 중요하지만 조리기구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요리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신기술로 만드는 친환경, 건강한 음식문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