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인은 2005년부터 총 1500여 건의 사례를 상담하며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겹쳐 보았다. 1985년부터 세창물산, 신흥목재(우아미가구), 청호가구, 동일제강 등에서 노동운동가, 노동자로 16년간 활동했기 때문이다. “TV에서 이주 노동자에 대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봤다. 놀랍게도 이주민들은 20년 전에 내가 겪었던 열악한 노동환경에 여전히 처해 있었다. 이주민의 인권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이주민인권운동을 시작했다”며 운동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들에게서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진정성을 느꼈다”며 “이주 노동자도 우리와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또 우리도 제주에서 부산에서 서울로 또는 해외로 이주를 한다. 우리도 이주민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의 현실은 힘들지만 희망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새로운 언어, 문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들어와서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 100명이 100가지의 새로운 문화를 가지고 온다”며 “무엇보다 이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갈 정도로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그들의 인격은 보지 않고 ‘가난’ 또는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역동적이고 성실한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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